1990년대 이후 가요계와 관련 시장은 아이돌 그룹과 10·20대 팬이 독식해 왔다. 저절로 일반 국민과는 멀어진 '그들만의 리그'가 돼버렸다. 그런 흐름을 깬 것이 바로 임영웅이다. 2020년 임영웅이 스타덤에 오르면서 가요계가 다변화되고 팬층도 풍부해졌다.
임영웅은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미스터트롯1》) 우승 이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명실상부한 '국민가수'로 거듭났다. 올해는 임영웅이 국민가수 행보를 걷는 원년이라 할 만했다. 시사저널은 망설임 없이 '올해의 연예 인물'로 임영웅을 지목할 수 있었다.
우선 TV조선 《미스터트롯2》(3월16일 종영), MBN 《불타는 트롯맨》(3월7일 종영) 등 《미스터트롯1》 후속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자가 두 명이나 나왔는데도 임영웅의 위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임영웅만 한 가수는 나오기 힘들다'는 세간의 평가만 공고해졌다.
하재근 국제사이버대 특임교수는 "임영웅이 이렇게 절대적 지지를 받는 것은 그의 노래 실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높은음을 잘 내고 큰 소리를 우렁차게 내는 차원의 실력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실력"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중음악 에세이집 《노래에 새긴 끝없는 이야기》를 펴낸 이철재 작가(미국 변호사)도 "임영웅은 클래식, 대중음악 할 것 없이 모든 장르의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요건인 목소리를 타고났다"면서 "훌륭한 발성 테크닉과 가사 속 이야기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는 탁월한 능력도 지녔다"고 평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올해 3월 가수 브랜드 평판에서 임영웅은 2위 뉴진스, 3위 방탄소년단(BTS)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달 개봉한 임영웅 공연 실황 다큐멘터리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25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2021년 이후 국내에서 개봉된 공연 실황 영화 가운데 5만 관객을 돌파한 건 BTS의 《옛 투 컴 인 시네마》(9만 명), 엔시티 드림(NCT DREAM)의 《더 무비: 인 어 드림》(6만 명)과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단 세 편뿐이다.
"스타디움 콘서트 매진도 문제없을 것"
4월에는 임영웅과 팬덤인 영웅시대가 스포츠계까지 뒤흔드는 사건이 있었다. 임영웅이 4월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K리그 시축을 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하루 사이 3만5000여 장의 표가 팔려 나간 것이다. 기존 K리그 역대 유료 관중 기록(3만2057명)을 순식간에 넘어섰다. 예매 기간 후반에 임영웅이 노래도 한다는 발표가 추가됐고, 경기 당일 공식 관중은 4만5007명으로 집계됐다.
하재근 특임교수는 "케이스포돔(옛 올림픽체조경기장·1만5000여 석)과 고척스카이돔(1만6000여 석)에서 콘서트를 마친 임영웅이 4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큰 스타디움에서 공연한다면 표를 매진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단지 시축 하나만으로 K리그 유료 관중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모든 의심이 종식됐다"며 "월드컵경기장 콘서트 매진이 가능하다는 게 충분히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임영웅은 11월5일 케이스포돔에서 전국투어 콘서트 서울 마지막 공연을 진행하면서 내년 5월25∼26일 서울월드컵 콘서트 계획을 전격 공개했다. 10월27일 서울에서 시작된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는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