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우주안 기자) 임영웅의 '온기' 뮤직비디오 풀 버전 '인 악토버'가 7월 6일 12시 티빙과 쿠팡 플레이를 통해 공개 됐다.
임영웅이 시나리오의 초고를 쓰고 권오준 감독에 의해 각색되어 완성된 영화 '인 악토버'는 물이 사라지고 바이러스가 퍼져 사람들이 사라지고 홀로 병에 걸리지 않은 주인공 영웅의 삶과 죽음, 용기와 희망을 담고 있다.
영화는 임영웅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물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내가 병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마치 영화에 나오는 히어로처럼 선택받았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두려움 대신 오만함이 머리를 맴돌았지만, 내 곁에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면서 이제는 내 차례가 왔다고 생각했다"
주인공 영웅의 꿈에 등장한 영웅은 물을 찾기 위해 땅을 파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처절한 인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발 디딜 틈 없는 불구덩이 사이 중앙에 홀로 선공포 속 잠에서 깬 주인공 영웅은 "내가 방금 무슨 꿈을 구웠는지 알아?"라며 누군가에게 말을 건넨다. 하지만 옆에 있어야 할 대상이 없음을 보고 당황스러워 한다.
생명체라고는 존재하지 않을 듯한 황폐한 도시의 광경이 보이며 영화의 전체 흐름을 암시해 준다. 이어 주인공 영웅은 옆에 있었던 누군가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며 '시월', 시월이를 애타게 목놓아 부른다. 그리고 싸늘한 주검으로 마주한 반려견 '시월'이를 안고 주인공 영웅은 오열한다.
주인공 영웅에게 시월이는 황폐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었던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시월의 죽음은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송두리째 사라 지게 했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차 안에서 물병에 담긴 마지막 한 모금, 차량의 마지막 주유 경고등이 뜬다. 길에 서 있는 차에서 한 통의 기름을 얻고 차 안에 싸늘하게 식어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
세상에 혼자 남겨 진다는 것, 혼자가 주는 공포, 황량한 바람 소리, 식물도 없고 땅도 말라 버린 삭막한 벌판 어디를 둘러봐도 살아있는 생명체는 없다. 그 순간 인간이 선택 할 수 있는 희망은 삶의 끝이 된다는 걸 주인공 영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주인공 영웅은 마지막 남아 있는 힘을 다해 땅을 파기 시작한다. '시월'이를 위한 무덤인 줄 알았지만 자신이 묻힐 공간이었다.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고통스러운 시간들, 자신도 곧 죽을 수 있다는 예정된 끝은 살아야 할 희망도 앗아간 더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파 놓은 구덩이에 누워 자신의 목에 총을 겨누고 죽으려는 주인공 영웅의 시도는 불발되고 살기 위한 몸부림 보다 더 처절한 죽기 위한 몸부림에 영웅의 오열이 담긴 절규는 죽음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심경을 고스란히 전해 받는다.
그리고 꿈인지 허상인지 환영인지 시월의 무덤 앞에 나타난 또 다른 개 '막스'와 사람 희연의 등장은 절망이었던 극의 전개를 유턴시키는 전환점이 된다.
희연은 다른 살아 있는 사람을 갈망하고 죽은 아빠를 도로에 버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자신도 죽으려 했던 순간, 곁에 있던 막스로 인해 견디기로 했었다. 희연의 아빠가 희연이 때문에 견딜 수 있었던 것 처럼 희연도 막스 때문에 견뎌내기로 했던 것이다.
주인공 영웅은 희연을 향해 "죽으면 어차피 다 썩어서 사라지게 돼 있어, 겨울이 가면 눈이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처럼, 어디 있는지는 아무 의미 없다고 떠나간 사람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가는 거니까"라며 죄책감에 힘들어하는 희연을 위로한다. "마음 속에 살아난다" 희연의 독백은 죽음을 넘어 살아 남은 사람의 마음 상태를 주목하게 만든다.
결국 주인공 영웅은 자신이 죽으려 했던 곳에 희연을 묻는다. 트렁크 안에 나란히 총 한 자루와 삽자루가 놓여 있다. 트렁크 문을 닫고 돌아서자 막스가 '희연'을 찾아 무덤을 파헤치는 모습을 보며 죽기 위해 무덤을 팠던 자신과 막스의 애절함이 더 절실하게 와 닿았을 것이다.
옆자리에 막스를 태우고 차에 시동을 켠다. 새로운 시적을 알리는 축포였다. 임영웅의 '온기'가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부러진 삽자루와 총으로 만들어진 십자가 무덤이 클로즈업 된다.
주인공 영웅이 마지막 선택을 위해 사용했던 부러진 삽자루와 총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막스를 남겨준 희연의 무덤에 꽂은 것은 죽기 위해 필요했던 모든 것을 두고, 살기 위해 돌아서서 마주하게 될 태양으로 가는 희망찬 미래를 보여준다.
희연이 남겨준 지도를 손에 쥐고 막스와 물이 있는 곳을 찾아 떠난다. '아무리 먼 길을 떠났어도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이 길 끝에 타오르는 태양을 만날 때까지 난 곁에 있겠어요' 임영웅의 노래 '온기'와 함께 극의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게 된다.
물이 가득한 호수를 마주한 영웅과 막스, 살아있다는 건 함께 하지 못하는 누군가를 가슴에 남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희망이 된다. 혼자라는 고독하고 절망스러운 순간을 경험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단 한 번의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나와 너, 우리가 따듯한 온기가 되어준다면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아포칼립스 영화의 대분이 그렇듯 마지막 남겨진 주인공은 사람과 사람이다. 하지만 '인 악토버'는 왜 사람과 반려견이었을까? 사람이 사람을 통해 희망을 얻고 위로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영화 전반의 흐름상 함께 숨쉴 수 있는 동물만이라도 곁에 있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극적인 효과룰 더하기 위한 것이지 않았을까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본다.
장면마다 연결되는 물통은 주인공 영웅의 심리 상태를 대변해 주었다. 죽기위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 마셨던 마지막 물 한 모금, 희연을 만나 맞이 한 아침 반쯤 채워진 물통의 물 한 모금은 희망을, 희연의 옆에 가방 가득 채워져 있던 물통은 살아내야 하는 의지를 갖게 하며 물이 사라진 영화의 전체 내용을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효과를 주었다.
또한 희연의 신발의 변화는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을 삶의 여정을 대변해 준다. 처음 만났을 때 더러워졌던 희연의 신발은 막막한 발걸음을, 죽음을 맞이하고 시커멓게 변해 버린 신발은 살기 위해 찾아 헤매고 다녔을 시간들을 나타낸다. 그리고 흰 도포에 덮인 희연의 발에 깨끗하게 빨아진 신발을 신켜주며 더 이상 먼 길을 헤매며 걷지 않기를 바라는 주인공 영웅의 마음을 엿보게 된다.
연기자들도 어려워 한다는 내면의 감정연기가 주 였고 절정을 이뤘던 이번 영화는 초고를 작성한 임영웅만큼 그 감정을 잘 전달 할수 있는 배우는 없었을 것이다. 글을 쓰면서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의 소리를 퍼펙트 한 감정연기를 통해 제대로 전달해 주었을 뿐 아니라, 물. 삽. 총등 소품들을 이용한 극의 연결과 상황 전환은 감독의 디테일한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기에 충분했다.
임영웅의 '온기' 공동 작사가 김이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벼랑 끝, 깊은 어둠 속에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는 이야기를 원한다고 하셨어요. 얕고 넓은 위로보단 확실하고 강한 위로를 담고 싶어 하시기도 했고요"라며 가사에 담은 의미를 설명했었다.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31분의 영화 '인 악토버'의 내용은 깊고 깊다. 그렇지만 적어도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임영웅은 '인 악토버'와 노래 '온기'의 만남을 통해 절망이 아닌 희망을, 슬픔이 아닌 기쁨을, 혼자 겪는 외로움이 아닌 함께하는 행복을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다.
임영웅 자신의 노래를 통해 삶의 끝자락에서 용기를 얻고, 누구에게도 받지 못했던 진심 가득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힘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음을 전해 받았으면 그 마음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다.
글을 읽거나 드라마, 영화를 보더라도 결말은 언제나 독자들에게 있다. 노래를 듣는 이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듯 영화를 보는 이에 따라 각자 다른 감동을 느끼게 되는 마음이 가장 정확한 정답이 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영화 '인 악토버'와 노래 '온기'가 전해주는 가장 강력한 위로와 희망이 영화를 관람하는 모두에게 전해졌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