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우주안 기자) 오랜만에 레몬청을 만들면서 오래전 임영웅이 팬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들던 장면이 떠올랐다.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다소 까탈스러운 준비 과정이 필요한 음식이지만, 즐겁게 준비하던 모습은 받을 사람을 생각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 앞서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일 먼저 상태 좋은 레몬을 고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마트에서 진한 노란색을 띤 튼실한 놈을 골라 2~3일 후숙, 식초와 베이킹 소다를 섞어 1차 세척을 하고 밀가루에 한 번 더 빡빡 씻어 준 후 펄펄 끓는 소금물에 5초 이내 담금질해 주고 건져 식혀 주면 레몬의 목욕재계는 끝이 난다.
꿀이나 비정제 원당에 재우면 당 성분에 대한 염려를 줄일 수 있지만, 레몬 고유의 맑고 투명한 노란색의 비주얼은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값은 조금 비싸지만 자일리톨 설탕을 써보기로 했다. 이처럼 과일청 하나 담그는데도 이것저것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물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음악은 심장을 갈아 넣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임영웅이 곡을 준비하는 과정은 더 세심한 조건들이 붙을 수 밖에 없다.
임영웅은 자신이 하려는 음악을 팬들이 잘 이해해 주고 따라와 준다고했지만, 그만큼 팬들을 고려한 음악적 선택이 우선시 되었고 함께 부르고 즐길 수 있는 노래를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이 먹을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내듯, 노래 또한 듣는 사람을 생각하며 부르는 사람의 마음을 담아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영감을 주고 결속시키는 힘을 갖게 한다.
임영웅의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가 주는 힘은 그의 노래로 발현되고 지나온 우리들의 삶에 말을 걸어온다. 때로는 괜찮다고, 때로는 함께 한다고, 꽤 괜찮은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더 행복하자고, 깊은 심연에 묻었던 나를 꺼내 치유하고 위로해 준다.
임영웅의 노래는 기억 저편의 그리움을 꺼내주는 힘이 있다. 부모 자식 사이 엉켜 있는 실타래를 푸는 계기가 되고, 용서하지 못한 누군가를 내려놓게 만들기도 한다. 아픈 기억을 아련한 그리움으로 잠재워 준다.
임영웅의 노래는 지치고 힘든 영혼을 달래는 자장가가 되어 준다. 임영웅의 팬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으로 오랜 시간 잠 못 드는 고통에 시달렸다가 임영웅의 노래로 인해 해방되었다는 증언들이 넘쳐난다.
임영웅의 노래가 가장 강력한 위로가 될 수 있는 힘은 가사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충분한 동화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부르는 사람이 먼저 감동받지 못하고 부르는 노래는 허공에 떠도는 메아리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영혼을 담은 노래는 다른 사람의 영혼을 치유하고 결속하는 힘을 발휘한다.
임영웅의 노래는 아무리 들어도 무뎌지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노래는 우주가 담겨 있다. 그의 목소리는 음악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육중하고 아름다운 악기 중 악기다.
임영웅의 목소리에는 그의 진심이 녹아 있다. 때문에 임영웅의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그의 마음을 느끼게 되고, 수십수백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임영웅을 이런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다. 살면서 흔들리거나, 금이 가거나, 부서지려는 순간을 맞닥뜨린 당신과 그런 누군가에게 같은 시기를 겪고 있을 당신에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