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이 온 힘을 다해 부르는 노래들은 가히 폭포수였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하나만 듣고 갈 생각이었는데 새벽 두 시가 넘어버렸고, 나는 스마트폰을 쥔 채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첫째, 자신의 직업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트로트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개천절까지만 해도 김호중이라는 가수를 알지 못했다.
그날 혼자 동네 극장에 갔다가 3면에 영상이 펼쳐지는 스크린X로 김호중의 팬미팅 무비 ‘그대, 고맙소’를 보고는 그만 뿅 가버렸다.
영화관 가득 솟구치는 불꽃 속에 “천상에서 다시 만나면…” 하고 ‘천상재회’가 터져 나오는데 심지어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요즘 노래 잘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하지만 김호중은 성악을 공부한 천상의 목소리로 대중가요를, 그것도 이 노래를 부르다 죽어도 좋다는 모습으로 불러서 감동을 준다.
가수라는 직업에 성심을 다하는 태도가 너무나 절절하게 배어난다
김호중 팬들은 좋겠다. 비록 호중님은 군 복무 중이지만(멀리 안 갔다.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 기다리면 돌아온다는 희망이 있다.
김호중 노래만 들으면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김순덕 대기자 dob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