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 기간은 김호중에게 많은 얻음을 줬다. 꾸준히 달리던 그에게 잠시 쉼을 주기도 했지만, 마음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됐다. “장애인 복지관에서 사회복무를 했다. 같이 있었던 친구들이 발달 장애를 가진 성인들이었다. 불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던 터라 처음엔 아침 9시까지 출근을 해야 하는 점에서 애를 먹었다. 발달장애인들이라 처음에 경계도 많이 했다. 두 세 달 정도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이 친구들이 내 이름을 외우기 시작하고 나에게 먼저 다가와줬다. 항상 진심을 가지고 상대에게 다가가거나 진심으로 마음을 대하면 비록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지만 통할 수 있겠구나를 느끼게 됐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대하는 자세하든지, 마음적으로 훈련이 되는 시간이었다.” 1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김호중은 매일 복지관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끈끈한 우정을 다지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되고, 행동 하나 하나에 더욱 애정을 쏟게 됐다. 가수 김호중이 최근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김호중은 장애인들의 신분증 같은 역할을 하는 아이디 카드가 눈에 들어왔고, 소집해제 전 복지관 친구들에게 아이디 카드를 바꿔주는 의미 있는 일을 실천했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서 서울 근교나 야외로 나가는 수업이 있었다. 친구들이 복지 카드(아이디 카드)를 항상 소지해야만 한다. 그래야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신분증 같은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디 카드를 보니 사진이 다 어린 시절 사진으로 되어 있었다. 그걸 보니 너무 바꿔주고 싶었다. 친한 사진 작가님에게 용기 있게 한 번 부탁을 해보았는데 흔쾌히 함께 해주시겠다고 했다. 작가님께서 도와주셔서 증명 사진을 다 바꿔주게 됐다.” 김호중은 특히 복무 기간을 두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칭했다. “마음 속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 같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복무를 하면서 얻은 게 훨씬 더 큰 것 같다. 그때의 시간이 저를 더 많은 생각과 정리 정돈을 잘할 수 있는 선물을 받은 듯한 느낌이 있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는 팬들과도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무엇보다 팬들의 응원 메시지가 큰 힘이 됐다고. “1년 9개월 사이에 팬들과도 단단해지고 팬들이 더 많아지기도 했다. 주말마다 팬카페에 들어가 글을 쓰기도 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팬들도 너무 좋아해주셨다. 돌아오는 이야기가 ‘이렇게 소통해서 너무 좋다’ ‘우리끼리 조금 더 단단해지는 시간이 이 시간이 아닐까’라고 하시더라.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팬카페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니 더 좋았다. 건강하게만 돌아오라는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걱정보다는 잘 준비해서 잘 돌아오는 게 최고로 좋은 일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