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러블리즈의 류수정이 솔로 앨범 ‘타이거 아이즈’(Tiger eyes)를 발매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혹시 록키의 오마주인가?’였다.
아마도 전세계적으로 ‘타이거’와 ‘아이’가 제목에 들어간 노래 중에 가장 유명한 곡이자 ‘록키3’의 OST인 서바이버(survivor)의 ‘아이 오브 타이거’(eye of the tiger)가 자연스럽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인터뷰 도중 “록키를 좋아하느냐”라고 물었는데, 류수정의 답은 “록키가 뭔가요?”였다.
그렇다. 류수정은 ‘아이 오브 타이거’를 부른 서바이버를 모르거나 제목을 모르는 게 아니라 ‘록키’ 그 자체가 무엇인지를 몰랐다.
이에 류수정은 “그때는 제가 태어나지 않아서...”라고 해명했다.
물론 필자도 록키1, 2가 개봉한 1976년과 1979년에는 태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화의 계기가 된 ‘아이 오브 타이거’와 ‘록키3’가 나온 1982년에는 세상에 존재하긴 했다.
1997년생 류수정과의 인터뷰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 이하 류수정과의 일문일답
Q. 일단 가볍게 솔로 데뷔 소감부터 부탁한다.
류수정 “처음으로 내 목소리만 담은 앨범을 내서 영광이고 뿌듯하다”
Q. 두 번째로 솔로데뷔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러블리즈 멤버들이 솔로로 나오는 순서가 정해진게 있나?
류수정 “큰 의미부여가 있지는 않고, 좋은 곡이 있으면, (그 곡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멤버가 나올 수 있었던 거 같다”
Q. 본인 스스로 이번 ‘타이거 아이즈’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류수정 “그렇게 봐준 거 같다. (나도)그런 거 같다. 하하”
Q. 앨범이나 곡에 본인 아이디어가 들어간 부분이 있나?
류수정 “이번엔 내 의견이 들어가지 않았다. 첫 솔로이다 보니까 회사 사람들의 의견과 사장님의 의견을 존중해서 결정하게 됐다”
Q. 러블리즈에서는 해보지 않은 콘셉트이다?
류수정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다. 가이드를 받고 나서 진짜 멘붕이 왔다.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러블리즈 콘셉트에 특화되어있다 보니까, 불안함이 컸다. 그래도 하나하나 녹음하고 재킷도 찍고 하니까 재미있더라”
Q. 그럼 제일 신경을 쓴 부분은?
류수정 “‘타이거 아이즈’라는 노래에 녹아들 수 있도록 신경 썼고 류수정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도록 했다”
Q. 목소리가 평소보다 덜 허스키해진 것 같다.
류수정 “이번에 공기를 빼고 노래를 했다. 노래가 서늘하고 그런 느낌이라 창법을 다르게 했다”
Q. 발라드곡을 할 거라는 예상도 많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류수정 “수록곡에 발라드가 있다. 수록곡에 많은 장르의 음악을 담았다. 내 목소리에 어울리는 노래를 많이 담았다. 그래서 다채로운 앨범이다. 사람들이 취향에 따라 골라들을 수 있는 앨범이다”
Q. 그럼 앨범에서 특히 애정하는 곡이 있나?
류수정 “‘자장가(zz)’는 자작곡이다. 그래서 애정이 있다. 연습실에서 20살 때 만든 곡인데, 연습 말고 다른 걸 할 게 없나 생각하다가 기타를 들고 만든 곡이다. 평소에 소재가 생각이 나면 써놓는 걸 좋아한다. 딱히 경험담이라기보다 허구의 내용이 많다”
Q. 류수정의 이번 솔로 데뷔를 러블리즈에서 두 번째라고 하는데, 유지애, 베이비소울 등이 낸 솔로곡을 포함해서 세는 팬들도 있다. 정확하게 구분을 부탁한다.
류수정 “그룹 내에서 솔로 곡을 낸 기준이면 내가 다섯 번째다. 하지만 (러블리즈의 정식)데뷔전에 낸 곡이 있기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활동을 한 건 케이가 처음이라 내가 두 번째라고 한다”
Q. 케이가 솔로 활동에 조언을 해준게 있다면?
류수정 “많이 외롭다고 하더라. 혼자 활동하면 대기할 때도 이동할 때도 외롭다고 그런 얘기를 많이 해줬다. 해결방법은 뒤에서 조용히 쭈그러져 있었다고 하더라. 하하”
Q. ‘타이거 아이즈’의 설명에 나오는 ‘맹수의 나른하고 서늘한 움직임’은 대체 어떤 움직임인건가?
류수정 “‘타이거 아이즈’가 멜로디도, 가사도 그런 맹수의 서늘함을 표현한 게 많다. 그걸 직접적으로 표현했다기보다, 날카로운 눈빛 등으로 많이 표현했다. 이번 앨범에서 눈빛이 제일 포인트인 거 같다”
Q. 앨범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류수정 “여러가지 장르를 수록했다. 내 목소리를 여러 장르로 수록하고 싶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나하나 모으다보니까 그랬다. 앞으로도 어떤 콘셉트에 갇혀있지 않고, 류수정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Q.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몇점?
류수정 “처음이라서 80점이라고 했다. 앞으로 나머지 20점을 열심히 채워가고 싶어서 80점정도로 정했다. 20점은 앞으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와 음악이 많아서 비워두고 싶다”
Q. 스스로의 보컬을 평가한다면?
류수정 “부족한 점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성량도 큰 분이 많고 허스키하지 않고 미성으로 잘 내는 분도 많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호소력 짙은 보컬이나, 가창력이 폭발하는 그런 부분은 부족한 거 같다. 반대로 세세한 느낌을 잘 낼 수 있다는 점은 내 강점 같다. 내가 섬세한 표현을 잘 하는 거 같다”
Q.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류수정 “가사 한 글자 한 글자를 강약조절을 하며 부른다거나 공기 소리를 내고 끊는다거나 그런 다양한 느낌을 많이 낸다. 커버곡할 때도 그렇고 그런 점이 장점같다”
Q. 이번 앨범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류수정 “한 달정도 할 거 같다. 일단 음악방송으로 열심히 찾아뵐 거 같다. (코로나19로 인해)상황이 안 좋다보니까 영상 통화로 팬들과 대화할 수 있는 그런 거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팬들도 함께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Q. 무관중이 걱정되지는 않나?
류수정 “활동하면서 사전녹화를 할 때 팬들이 응원해주고 함성을 보내주는 게 되게 큰 힘이 됐다. 그런 게 없이 활동을 해본 적이 없다보니까 걱정이 된다. 무대도 팬들 앞에서 하고 싶고, 케이가 활동하는 걸 보고 나도 솔로로 무대에 올라가서 팬들 앞에서 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걸 못할 거 같아서 아쉽다. 그래도 다음기회가 있으니까”
Q. 그럼 그래도 활동 중에 이것만큼은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류수정 “이번에 컴백팀이 많다고 들었다. 음악방송을 꾸준히 나가고 싶다. 모든 방송사를 할 수는 없겠지만 3주 정도는 꾸준히 나가고 싶다”
Q. 활동 목표는?
류수정 “류수정이라는 가수가 이제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하는구나라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주는지에 기대감을 갖게 하고 싶다. 잘한다고 듣고 싶고, 앞으로를 궁금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Q. ‘록키’는 좋아하나?
류수정 “‘록키’가 무엇인가?”
Q. 실버스타 스텔론이 나오는 영화다.
류수정 “본 적이 없다. 태어나기전이라...”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최현정 기자 gagnrad@idol-chart.com 저작권자 ⓒ 아이돌차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