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리포트

[최현정 칼럼] 세븐틴이 제시한 ‘언택트 팬미팅의 바람직한 방향’

2020.09.01 12:00

0

0

200831_세븐틴_1.jpg

세븐틴의 온라인 팬미팅은 확실히 뭔가 달랐다. 

그룹 세븐틴(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은 지난 8월 30일 온라인을 통해 네 번째 팬미팅 ‘SEVENTEEN in CARAT LAND(세븐틴 인 캐럿 랜드)’를 개최하고 약 4시간에 걸쳐 팬들과 만났다. 

이날 팬미팅은 세븐틴 단체곡 무대와 유닛곡 무대와 함께 ‘SVT 뉴스룸’, ‘SVT 세육대’로 명명한 예능형 콘텐츠로 구성됐다. 

여기서 흥미를 끈 부분은 자체 제작 예능 형식으로 선보인 ‘SVT 뉴스룸’, ‘SVT 세육대’였다.

무대 실력이야 정평이 나있는 세븐틴이기에 온라인이라는 아쉬움이 있더라도 라이브에서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직접적인 현장감이 빠진 상태에서 무리한 예능 콘텐츠는 자칫 재미보다 지루함이 앞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븐틴에게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뉴스의 형식을 빌려 세븐틴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50년 후인 2070년에 모인 세븐틴이라는 콘셉트로 할아버지가 된 멤버들의 모습 등을 선보인 ‘SVT 뉴스룸’은 세븐틴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보아도 재미를 느낄만했다.  

백미는 ‘SVT 세육대’였다. MC를 맡은 승관을 중심으로 4인 1조씩 3개로로 나뉘어 진행된 ‘세육대’는 노래와 가사 바꿔 부르기, 손족구 등 코너 안에 코너를 다양하게 구성하여 시종일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해 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예능 콘텐츠를 완성시켰다. 

전체 4시간에 가까운 런닝타임 중에서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을 차지한 ‘SVT 뉴스룸’, ‘SVT 세육대’였지만 지루함은커녕 오히려 무대 정리 및 세팅 시간이 아쉽다고 느껴질 정도로 재미로 꽉 채운 코너였다.  

200831_세븐틴_2.jpg

세븐틴의 이번 팬미팅은 단순히 ‘재미있었다’라고만 평하고 마치기엔 부족하다. 좋든 싫든 찾아온 언택트 시대에 새로운 소통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아이돌 그룹의 팬미팅은 대부분 몇몇 히트곡 무대와 함께 현장을 직접 찾은 팬들을 위한 코너들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즉석에서 팬들의 질문이나 요청에 답하기, 팬들을 직접 무대에 올려 진행하는 이벤트 등이 팬미팅의 주요 레파토리였다. 

이처럼 ‘니즈가 있다’는 이유 하에 비슷한 코너가 반복되다보니 아이돌팬이 아닌 사람이 보기에는 어색하거나 오그라드는 무리수들이 속출했고 이것이 반복된 결과 라이트 팬들마저도 팬미팅은 적응하기 힘든,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언택트 시대는 이와 같은 팬미팅 전략을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이에 대응해 세븐틴이 들고 나온 전략은 ‘보다 보편적인 재미’였다.  

앞서 말했듯이 세븐틴의 이번 ‘세븐틴 인 캐럿 랜드’는 설령 세븐틴의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만큼 잘 기획된 하나의 예능이었고, 세븐틴의 팬부터 그의 가족까지 주말 예능으로 틀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보편적인 재미를 추구한, 어떻게 보면 상당히 획기적인 팬미팅이었다. 

물론 이것이 가능한 배경에는 세븐틴 멤버들의 탁월한 예능감과 팀워크가 존재하지만, ‘자신들이 잘하고 자신 있는 재능을 살려서 보편적인 재미를 추구 한다’는 명제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세븐틴은 이번 ‘세븐틴 인 캐럿 랜드’을 통해 ‘보는 그 자체로도 즐거운’ 자신들만의 신(新) 콘텐츠를 탄생시켰고, 이것이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는 아이돌 그룹과 팬들에게 일종의 방향성을 제시한 셈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저 상황이 만들어낸 우연의 산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앙코르 마지막 무대인 ‘스냅 슛’(Snap Shoot)에서 보너스 훅 파트를 10여회(주: 정확히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느낌상 10번은 족히 넘었던 것 같다)가 넘도록 반복할 정도로 넘치는 열정과 팬을 향한 세븐틴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최현정 기자 gagnrad@idol-chart.com
저작권자 ⓒ 아이돌차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이돌축하페이지 아이돌축하페이지

댓글 0

등록

사진첨부

사진이미지 첨부.jpg (최대 10MB)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차리포트

최신 순으로 자동 분류 됩니다.

로그인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