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사랑은 꽃잎처럼’을 통해 탱고와 트로트의 결합을 선보였던 홍진영이 이번엔 발라드와 트로트를 결합한 신곡 ‘안돼요’로 돌아온다.
2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안돼요’는 가수 황치열이 작곡을 맡은 곡으로, 그 덕분인지 트로트보다는 발라드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애절하고 감성적인 곡이다.
걸그룹으로 시작해 어느덧 중견 트로트가수로 우뚝 선 홍진영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싶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하 홍진영과 일문일답
Q. 신곡 ‘안돼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홍진영 “가을, 겨울 감성에 맞는 곡을 하고 싶었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발라드 장르를 트로트에 붙였는데, 올 초에는 탱고와 트로트를 결합했었다. 이번은 ‘트발’이다. 트로트+발라드”
Q. 트로트와 발라드의 결합이라고 했지만 트로트보다 발라드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홍진영 “트로트라는 장르 안에서 앨범이 나올 때마다 새롭게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트로트를 안 쓰던 사람이 트로트를 쓰니까 그런 감성이 적었고, 거기에 내가 부르니까 트로트 감성을 넣을 수 있었다. 황치열이 썼는데 디렉팅을 보면서 트로트 느낌을 완전히 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렇게 뺄 때는 빼고 넣을 때는 넣고 녹음을 했다”
Q. 황치열이 작곡을 왕성하게 하는 편은 아닌데 어떻게 그의 곡을 받게 됐나?
홍진영 “나도 (황치열이) 작곡을 하는지도 몰랐다. 하하. 내가 가을에 감수성이 풍부한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곡이 없었다. 그런 말을 황치열에게 했더니 30분 만에 써준 곡이다. 작곡을 잘 하는구나싶어서 감탄했다. 작사는 내가 하고 싶어서 했는데, ‘갓떼리C’라는 필명을 썼다. 작곡가분 중에 동명이인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 작곡계의 비타민C가 되겠다는 의미다”
Q. 조영수 작곡가와 오래 호흡을 맞췄는데, 황치열과의 호흡은 어땠나?
홍진영 “조영수 작곡가와도 계속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플랜이 봄은 조영수 오빠와 가을은 신선한 인물과 진행을 할 예정이다. 조영수 오빠와는 끝까지 함께 가고 싶다. 황치열도 감사하고 고맙다. 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황치열도 이 곡을 계기로 작곡가로서도 스펙트럼이 넓어질 것 같다. 이곡 모니터링을 하는데 다른 작곡가분들도 누가 쓴 곡이냐고 많이 묻더라. (황치열의 작곡 실력을) 몰랐던 분들에게 많이 알려질 거 같다”
Q. 본인도 작곡을 하고 있나?
홍진영 “나도 6곡정도 써놨는데, 다 남의 곡만 썼다. 내 정규 앨범 때 내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절반정도 채우려고 한다. 보통 이동시간에 차에서 멜로디를 만들고 여유 있을 때 덧붙이는 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Q. ‘안돼요’의 음이 상당히 높은 것 같다. 무리한 건 아닌가?
홍진영 “지르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내 곡 중에)제일 높다. 힘들어서 음악방송은 1주만 하려고 한다. 하하. 새로운 느낌이라서 무대연출도 오케스트라와 하려 한다. 노래가 많이 높다. (음이) 계속 하이에 있다 보니까 많이 힘들더라. 나는 고음은 잘 올라간다고 생각하는데, 여태까진 고음을 하는 곡이 많이 없었다. 이 곡은 소리를 계속 지르다보니까 녹음하면서 어지러웠다”
Q. 그 정도로 힘들었으면 키를 낮출 생각은 없었나?
홍진영 “약간 자존심의 문제였다. 사실 녹음할 때 키를 반 키, 한 키 낮춰서 불러봤는데, 원키가 가장 좋았다. 그래서 일단 원키로 녹음을 했다”
Q. 트로트와 발라드의 결합은 어떤 의도인가?
홍진영 “처음부터 트발로 콘셉트를 잡았다. 그런데 그 경계선이 어렵더라. 이번 곡은 발라드 쪽으로 많이 치우쳐있다. 바이브레이션도 많이 뺐다. 점점 트로트가 젊어지고 있고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트로트와 다른 장르의 결합을 시도했던 거 같다. 어떤 걸 붙여볼까 고민도 했는데, 장르는 붙이기 나름이다. 자기 스타일대로 그 장르가 만들어지는 거 같다. 자연스럽게 그 장르를 만들어가고 싶다. 듣기에도 편안한 곡이다”
Q. 2011년에 박현빈이 비슷하게 발라드풍의 곡 ‘모래시계’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것에 영향을 받거나 참고를 한 부분이 있나?
홍진영 “아니다. 없었다. ‘트발’이라는 단어는 이전에 누가 ‘트발’이라고 한 적은 없다. 그래서 생각을 한 게, ‘트발이라고 장르를 지어서 나왔을 때 이런 느낌의 노래가 트로트 발라드구나’라고 쉽게 인식시키고 싶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트로트의 고유한 특징은 무엇인가?
홍진영 “내가 볼 땐 자연스러운 꺾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꺾임이 중간 중간 자연스럽게 묻어있다. 그런 감수성을 잘 버무려서 하나의 비빔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했다. 처음 붙여보는 장르이기 때문에 나에게도 도전이다. 여러가지 방안을 생각중이다”
Q. 발라드의 감성은 어디서 온 건가?
홍진영 “나도 많은 이별을 해봤고 힘들었을 때를 떠올렸다. 가사도 사랑이 아닌 이별, 특히 이별과 사별의 경계선을 썼다. 어떤 분에게는 이별의 노래가 될 수도, 어떤 분에게는 사별의 노래가 될 수도 있다. 그런 걸 감안해서 가사를 썼다. 쓰면서도 수도 없이 고민했다. 뭉뚱그려서 들어보면 세상에 없는 사랑 같고 그렇다. 나만의 세상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세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경험담은 아니고 상상 속에서 나온 가사다”
Q. 홍진영이라는 가수에게서 기대하는 음악색과 다르다는 의견이 있을 것 같다.
홍진영 “이질감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내 음악 중 가장 순위가 높았던 곡이 ‘산다는 건’이다. ‘사랑의 밧데리’는 꾸준히 사랑받은 곡이다. 이질감이 있을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홍진영표 발라드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이런 음악적인 색도 보여주고 싶었다”
Q. 듀엣은 고려해보지 않았나?
홍진영 “처음엔 생각 안했는데, 곡이 나오고 10명의 가수가 차례대로 불러주는 콘텐츠를 기획했다. 첫 주자는 허각이다. 허각이 부르니까 완전 발라드가 되더라. 그동안 지인들에게 부탁을 안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부탁했다. 그중에 이태성은 듀엣버전으로 해서 보내줬다”
Q. 요즘 트로트 후배들을 보면 어떤 느낌인가?
홍진영 “나는 처음에 데뷔했을 때 외톨이 같은 느낌이 컸다. 트로트 가수로 설자리도 많이 없었고, 음악방송에서도 혼자 있었다. 포지션이 모호했다. 지금이야 소속감이 많이 생겼는데, 후배들이 많이 생기고 트로트 붐이 일어나면서 연령대가 낮아지는 거 같아서 더 그렇다”
Q. 후배 가수의 제작도 하려 하나?
홍진영 “지금 내가 회사의 대표다. 소개로 제작할 친구들도 보고 있다. 좋은 친구들이 있으면 하고 싶다. 내가 써놓은 곡도 주려고 한다. 허각의 곡도 내가 쓰고 있다. 내가 무조건 주려고 한다”
Q. 직접 쓴 ‘따르릉’도 많은 인기를 얻었었다. 저작권료 수입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홍진영 “생각보다 많이 안 들어온다. 곡이 많이 쌓인 분들이 많이 받는 거다. 나는 ‘따르릉’ 한 곡밖에 없다”
Q. 수익이야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이제 회사의 대표이니 경영에 관해서도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행사가 거의 사라졌는데, 어렵지는 않나?
홍진영 “평상시보다 행사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광고 하나씩 찍으면서 하루살이 하고 있다. 다행히도 한 달에 한두 개는 광고를 찍고 있다. 그 외엔 사업으로 부딪히는 거다. 부딪히면서 한다. 내가 예전에 쇼핑몰도 했는데 망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알았다. 금전적인 부분은 직원들 월급 줄 정도만 되면 괜찮은 거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후배들 제작도 하고 앞으로 더 인생 공부를 할 생각이다”
Q, 구상중인 사업이 있나?
홍진영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 화장품 사업도 재미있다. 다이어트 식품도 곧 하려고 한다”
Q. 다이어트 식품?
홍진영 “코로나 때문에 행사가 많이 없어서 살이 많이 쪘다. 행사를 많이 하면 살이 잘 안 찐다. 그런데 요즘에 살이 많이 쪘다. 지지난 주에 ‘트롯신이 떴다’에 나왔을 때가 인생 최고치였다. 그때 너무 깜짝 놀라서, 남들한테는 부은 거라고 했었는데 정말 찐 게 맞더라. 올해 갑자기 급속도로 붙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이 많으니 너무 아줌마처럼 보일까봐 걱정이다. 내가 필요한 제품을 비즈니스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다이어트 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화장품도 다이어트 식품도 내가 바르고 먹어야할 거라서 하는 거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해서 하려한다”
Q. 회사를 직접 차린 이유는 무엇인가?
홍진영 “사실 처음엔 회사를 차려야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후배를 제작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다. 다른 회사에서 있으면서도 제작할 수 있긴 한데 어떻게 하다 보니 직접 차리게 됐다”
“내가 공연으로도 많이 부딪혔고, 데뷔한지 15년 정도 됐는데 내 노하우를 내 후배에게 쏟아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후배를 꼭 제작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계속 있었다”
Q. 그럼 홍진영의 회사 IMH엔터테인먼트의 장점을 이 기회를 빌려 말해본다면?
홍진영 “우리 회사는 꿈과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하려 한다. 또 가족 같은 회사다. 가족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장점이다. 밥도 식대에 구애받지 않고 맛있는 걸 많이 먹고 그런다. 그런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었다”
Q. 제작하려는 후배가 장르는 상관없는 건가?
홍진영 “꼭 트로트가 아니더라도 아이돌이든 보컬리스트든 장르에 구애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배우나 가수, 개그맨 쪽에서 음반 쪽만 맡아달라는 제안도 있었는데 소속된 회사가 있는 상태에서 내가 맡기는 조심스러워서 그런 제안은 거절했다”
Q. 아까 매년 두 번씩 곡을 낸다고 했는데?
홍진영 “1년에 두 번은 내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부터 1년에 두 번은 내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다. 봄에는 신나는 곡을, 가을에는 감수성 있는 곡을 하려 한다”
Q. 보통 트로트장르는 하나의 곡을 긴 호흡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곡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알려지지 않고 묻힐 수도 있다.
홍진영 “그럴까봐 뮤직플랜을 챌린지 느낌으로 만들어봤다. 새로운 사람들에게 보는 재미, 듣는 재미를 다 충족시켜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이런 마케팅이 특별한건 아니지만, 트로트 쪽에서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해봤는데 꽤 잘나올 것 같다. ‘조회수 터질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다. 다들 너무 소화를 잘해줬다”
Q. 발라드 외에 다른 장르의 결합도 고려하고 있나?
홍진영 “나의 모든 아이디가 ‘쌈바홍’이다. 그래서 쌈바+트토르, 쌈트를 해보려고 한다. 이제는 쌈바를 할 때가 됐다. 어릴 때 내 별명이 ‘쌈빡’이어서 쌈바홍이었다. 모든 아이디가 그렇게 됐다”
Q. 요즘 트로트가 인기는 있는데 정작 인기곡은 없다는 느낌이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홍진영 “계속 도전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다보면 분명히 터지는 곡이 나올 거다. 시기와 때가 잘 맞아야하는 거 같다. 흐름이 있는 것 같다. 안 유명했던 곡이 어느 순간 수면위로 올라오고 그런 사례가 있지 않나. 그래서 트로트가 장기간 플랜으로 내는 면도 있다. 트로트는 지금부터 치고 올라와야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계속 도전해서)사람들이 많이 흥얼거리게 만들어야 한다”
Q. ‘미운 우리새끼’는 꾸준 출연하고 있는데 장기 출연의 특별한 이유가 있나?
홍진영 “가장 큰 건 내가 힘들 때 계속 잡아주었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저쪽에서 내칠 때까지 남아있을 생각이다”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고 고정출연자가 논란이 있으면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자진하차를 먼저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제작진은 ‘그럴 생각 없고 끝까지 하겠다’고 해서 너무 감동받았다”
Q. 함께 출연중인 어머니의 의사는 어떤가?
홍진영 “어머니는 처음에 방송을 너무 힘들어했다. 하게 된 이유가 딸들 때문도 있는데, 예전에 어머니가 미행을 당했다. 같은 차가 항상 어머니를 쫓아다녀서 무섭다고 한동안 외부와 연락을 끊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서 오히려 얼굴이 알려지면 안 좋은 상황을 비켜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을 하게 됐다”
Q. 아까 본인이 말한 것처럼 홍진영은 트로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위치가 모호했다. 그러다 이제는 데뷔 15년차의 중견 가수가 되었다. 지금 트로트 신에서 본인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나?
홍진영 “지금 위치가 절반은 넘은 것 같다. 아직 인생 반절도 못 알았는데, 앞으로 더 살면서 더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쭉 새로운 시도를 할 거다. 음악적인 색도 한정적이지 않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 시간이 훨씬 더 지나면 ‘완뽕’으로 넘어갈 수 있는 시점이 올 수 있을 거 같다. 그전엔 도전할 수 있는 분야는 다 도전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평소 말투는 원래 그런가? 방송에서와 많이 다른 것 같다.(이날 인터뷰에서 홍진영은 쭉 ‘다나까’ 말투를 사용했다.)
홍진영 “생각하면서 말을 하다보니까 그렇다. 방송에서 편하게 할 때와는 다르다”
(사진제공=IMH엔터테인먼트)
최현정 기자 gagnrad@idol-chart.com 저작권자 ⓒ 아이돌차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