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네 번째 시즌격인 ‘프로듀스 X 101’이 베일을 벗고 있다. ‘엠카운트다운’ 무대를 통해 대표 타이틀곡 무대를 선보였고, 연습생들의 개인 프로필을 공개하면서 방송 전부터 분위기를 화끈하게 달구고 있는 중이다.
이번 시즌에는 흥미로운 점이 있다. 앞선 시즌에 비해 소속사가 없는 개인 연습생들이 다수라는 것. 좀 더 주목해 봐야할 지점은 이미 이들은 CJ 측과 계약을 맺은 채로 녹화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 연예인인 이들의 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지만, 이는 공정한 투표와 방송을 위해서라도 의도적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CJ로서는 이들을 스타로 키워 유리하게 계약을 가져갈 수 있는 관계가 이미 성립됐으며, 이에 방송 분량을 몰아주는 등의 베네핏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방송에 연습생을 내보낸 소속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CJ의 ‘내 새끼 키우기’에 우리 연습생들이 들러리로 서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선발은 국민 프로듀서들의 손에 맡긴다지만, 한정된 방송에서 편집과 분량 확보는 지극히 선택적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투표’라는 방식은 공정하지만 그 과정은 공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편집권을 쥐고 있는 회사의 아이들과 경쟁해한다는 점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필연적으로 의심을 받아야 하는 제작진의 입장도 딱하다. 101명에게 고른 분량을 배분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재미 확보를 위해 일종의 드라마를 만들어내야 하는 제작진 입장에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점은 ‘프로듀스 101’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늘 지적받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의도적인 띄워주기’는 지양해야 한다. 제작진만 믿고 자식 같은 연습생을 부모의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내보낸 기획사들을 위해서라도. 꿈 하나만 믿고 달려온 연습생들을 위해서라도. 그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국민프로듀서들을 위해서라도.
최현정 기자 gagnrad@idol-chart.com 저작권자 ⓒ 아이돌차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