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이 아니다. 기자일 하기 힘든 세상이다. 세상은 변했다. 온라인과 SNS를 기반으로 하는 1인 미디어의 파워가 점차 강력해지면서 세상과 개인의 창구였던 언론사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은 확실히 축소됐다. 이미 파워는 매체가 아닌 콘텐츠로 역전된 지 오래다.
시야를 연예계로 좁혀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시청자들은 능동적으로 변화했다. 과거 단 몇 개의 채널 안에서 한정적인 선택을 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손쉽게 선택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됨에 따라 채널과 매체의 중요성이 현저히 떨어져 버렸다.
비교적 어린 층의 시청자들은 당연하다는 듯 이 같은 환경에 더욱 익숙해졌으며, 이에 이들이 주 소비자인 아이돌 콘텐츠의 경우 TV와 신문보다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량이 압도적이다. 지상파 방송은 높은 연령대 시청자들을 잡으려 다소 올드한 포맷을 고수하고, 어린 시청자들은 흥미를 잃게 되면서 미디어 간의 세대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콘텐츠가 강력한 힘을 갖게 되면서 TV와 매체의 힘이 상대적으로 줄었고, 이제는 PD와 기자들이 파급력 있는 스타들을 섭외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형국이다. 심지어는 스타들의 SNS가 뉴스를 대신하기도 한다. 양현석의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이다.
YG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들이 주로 팔로잉을 하고 있는데, 그 수가 260만 명에 달한다. 그의 인스타그램 활용도는 상당히 높다.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하고, '요즘 아이들'이 쓰는 표현에도 능하다. 가끔은 팬들의 요청에 하나하나 피드백 하며 YG의 공식 창구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이에 그의 말 한마디, 심지어는 걸어놓은 해시태그 마저도 뉴스가 되고 있다.
양현석은 이 바닥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부 언론사나 방송사를 아군으로 만들어가며 소위 말하는 '언론 플레이'에도 능하다.
SNS가 부재했고, 언론의 힘이 강력했을 때는 접촉이 활발했고, 주로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인다. SNS에 남기는 한 마디가 수십 개의 기사로 보여지니까.
그의 변화를 통해 업계의 흐름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들이 SNS를 공식 채널로 활용하고 있고, 팬들은 이를 팔로우하면서 언론 기사 보다 한 발 빠르게 소식을 받아 보고 있다.
언론은 이제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체제의 변화가 시급하다.
(글: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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