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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의 시크한가요] ‘10년 서바이벌 장사’ 엠넷, 양심 있다면 ‘프로듀스X101’ 원본데이터 공개해야

2019.08.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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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x101 포스터, 사진출처|Mnet

CJ ENM 음악 채널 엠넷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듀스X101’ 순위 조작 의혹은 어찌 보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다. 엠넷이 파이널 생방송 문자 투표와 관련한 원본 데이터를 공개해 조작이 없었음을 밝히면 끝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엠넷은 스스로 문제를 더욱 꼬았다. 엠넷은 동일한 표차가 반복된 최종 득표수에 대해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되었던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순위에 변동은 없었다’고 했다. 해명을 내놓은 뒤 논란은 오히려 더욱 증폭됐다. 누가 들어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 해명을 내놓았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러자 엠넷은 이번엔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내사에 착수해 ‘프로듀스X101’ 제작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이런 가운데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가 제작진 등을 상대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애초에 원본 데이터를 공개해 순위에 문제가 없었음을 말끔히 증명했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엠넷은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라’는 ‘국민 프로듀서’들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당신의 소년에게 투표하라’고 외치고, ‘프로듀스X101’을 소개하면서는 ‘국민 프로듀서’의, ‘국민 프로듀서’에 의한, ‘국민 프로듀서’를 위한 글로벌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라고 강조하던 엠넷이 아니던가. 그런데 엠넷은 ‘국민 프로듀서’들의 요구를 철저히 묵살하고 있다. ‘프로듀스X101’이 ‘국민 프로듀서’의 ‘국민 프로듀서’의, ‘국민 프로듀서’에 의한, ‘국민 프로듀서’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꼴이다. 

시계 바늘을 잠시 과거로 돌려 보자. 10년 전에도 엠넷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통해 신인 가수를 뽑으며 최종 선택을 시청자들의 손에 맡겼다. 참가자들의 운명이 내 손에 달렸다니, 내 손으로 ‘슈퍼스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니. 당시 많은 시청자들은 엠넷의 달콤한 제안에 이끌려 기꺼이 ‘대국민 문자투표’에 참여했다. 

그렇게 세간의 이목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슈퍼스타K’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엠넷은 시즌8에 해당하는 ‘슈퍼스타K 2016’까지 총 7차례나 프로그램을 더 만들었다. ‘프로듀스101’은 ‘슈퍼스타K’와 일종의 배턴 터치를 한 프로그램이다. ‘슈퍼스타K’가 ‘끝물’이 된 바로 그해 등장해 대박을 쳤고, 엠넷은 여세를 몰아 2017년 시즌2를, 2018년 시즌3 격인 ‘프로듀스48’를, 그리고 올해 시즌4 격인 ‘프로듀스X101’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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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x101’을 통해 결성된 그룹 엑스원, 사진출처|스윙엔터테인먼트

많은 이들의 뇌리에서 희미해졌을 ‘슈퍼스타K’ 얘기를 꺼낸 이유는 엠넷이 무려 10년 동안 시청자들이 투표에 참여해 가수를 뽑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 점을 상기해보면 ‘프로듀스X101’ 순위 조작 의혹은 더욱 황당하게 다가온다. 무려 10년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어 장사를 해온 방송사가 투표수와 관련한 의혹 하나 제대로 풀지 못하고 진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 지금까지 얼마나 허술하게 각종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던 걸까. 

아마 지금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마 경찰의 수사결과가 아니라 엠넷의 태도 변화일 것이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엠넷은 태도를 바꿔야 한다. 즉, 이번 의혹과 관련해 ‘국민 프로듀서’들의 요구대로 원본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게 지난 10년간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함께하며 케이블 음악 채널인 엠넷을 지상파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진 방송사로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한 시청자들을 위한 예의다. 뿐만 아니라 ‘프로듀스X101’을 향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준 ‘국민 프로듀서’들, 그리고 엠넷을 믿고 도전에 나서 꿈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을 101명의 참가자들을 위해서라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

(글=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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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88

Lovella

2019.08.06 14:29

I think Mnet really has no conscience and will never publish the raw data. Just like how they blacklisted Kang Daniel from M Countdown despite his massive popularity and achievements. They have no sh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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