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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 칼럼] ‘가을=발라드’ 공식은 늘 옳다..가요계 ‘계절학개론’

2018.10.0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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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사진제공|nhemg

발라드가 가요계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간 아이돌, 힙합 음악에 밀려 다소 힘에 부친 성적을 보여줬던 발라드가 차트를 장악한 가을 가요계다. 펀치, 임창정, 로이킴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계절감을 풍기고 있다. ‘감성 발라드’의 대표주자인 임창정과 로이킴이 각각 발표한 신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와 ‘우리 그만하자’는 현재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히트곡 '소주 한잔' '이미 나에게로' '슬픈 혼잣말' '또 다시 사랑' 등 기존 임창정표 발라드와 맥을 같이 하는 곡. 귀를 사로잡는 자극적인 후렴구나 화려한 편곡, 킬링파트를 굳이 찾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노래다. 가슴 먹먹하게 하는 감성의 노랫말과 안정적인 고음이 이 곡의 히트요인이다. 여기에 임창정이란 브랜드와 가을이란 계절은 많은 가요 팬들이 이 노래를 찾아듣게 했다. 익숙한 전개와 멜로디가 친숙함을 주고, 기승전결이 확실한 정통 발라드의 공식을 따랐다. 자극적인 편곡으로 계산적인 작법을 추구하는 요즘, 오히려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임창정 로이킴에 앞서 신곡을 선보인 펀치는 ‘헤어지는 중’이라는 곡으로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가을바람을 타고 발라드가 강세를 보이면서 힘을 받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남성 듀오 바이브는 가을을 제목에 앞세운 ‘가을 타나 봐’를 통해 남성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유 없이 공허해지고 외로운 계절에 문득 생각나는 그 사람이 누구나 한 명쯤 있을 것”이라며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했다. 

역주행 현상을 나타내는 발라드곡도 나오고 있다. 로이킴이 2월 발표한 ‘그때 헤어지면 돼’를 비롯해 먼데이키즈와 아이유가 각각 지난해 발표한 ‘가을 안부’, ‘가을 아침’, ‘밤편지’ 등은 또 다시 차트에 재진입해 인기몰이 중이다. 계절을 겨냥한 노랫말과 멜로디가 주효했다는 평. 듣기 편한 감성노래로 시즌 송의 매력을 더욱 살려주고 있다. 계절의 색이 바뀔 때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포착한 노랫말도 인상적이다. 노래와 계절이 만나 상승하는,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줄 제철음악이다.

사실 몇 년간 발라드는 가을 음원차트와 거리가 멀었다. 장르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차례로 히트하면서 힙합, EDM 등의 음악이 주류 음악으로 떠올랐고 아이돌 가수들의 댄스음악이 여전히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음악에 지친 대중의 갈증, 30-40대의 음원 주소비층 부각 등을 이유로 발라드가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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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사진제공|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특별할 것 없는 계절 마케팅은 오래된 흥행공식이다. 계절을 타는 건 트렌드에 민감한 가요계도 마찬가지. 특정 계절이 되면 다시 사랑받는 곡, 시즌송의 인기는 여전히 되풀이 된다. 벚꽃이 흩날리는 봄의 거리에는 '벚꽃엔딩'이 울려퍼지고 여름이 되면 듀스의 '여름 안에서' 쿨의 '해변의 여인, 그리고 가을이 되면 발라드가 쏟아진다. 온도가 차가 극명한 만큼 '여름=댄스, 가을=발라드'란 공식은 앞으로도 절대 깨지지 않을 패턴일 것이다.

발라드 바람은 앞으로도 점점 거세질 전망이다. 아이유가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10월 새 앨범을 발표하며 ‘음원여신’ 소유 역시 솔로 입지를 굳히기 위한 두 번째 음반을 내놓는다.

(글: 박영웅 음악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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