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타로 활동할 때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매끈한 몸매가 부각되는 시원시원한 댄스음악을 선보여 왔지만, 피처링과 솔로 음반에서는 발라드와 어쿠스틱 장르의 음악을 주로 선택하며 ‘음색여신’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원래부터 소유가 바라는 음악적 방향성이 지금과 같았는지, 그랬다면 어떻게 첫 솔로 앨범이 나오기까지 무려 8년간이나 참아왔는지 궁금했다.
여기에 대한 소유의 대답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했다.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부터요”
물론 이렇게 대답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솔로를 준비하면서 이런 음악적 방향을 잡았다. 음악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소화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씨스타를 하면서 7년간 그런 얘기를 말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 확신이 없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그랬다. 그런데 혼자가 되면 빠른 결정을 해야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많이 생각했다. 이번 앨범을 하면서도 다시 느꼈는데, 먼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다 1년 안의 계획이 중요한 거 같다. 지금의 나이에 맞는 그런 걸 할 수 있는 걸 계획하고 실행해나가는 계획이다. 그렇게 솔로 앨범을 딱딱 진행 하게 됐다. 현재 나의 솔로곡은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자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오해를 하지 말아야할게 그렇다고 소유가 이제부터 발라드나 어쿠스틱 장르의 음악만 하겠다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소유는 분명히 ‘지금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의 두 번째 파트 ‘RE:FRESH’는 이와 같은 ‘지금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잔뜩 담은 앨범으로, 그만큼 장르가 다양하다.
“전작인 ‘RE:BORN’에선 힐링, 위로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차분한 감이 있었다. 이번 앨범에선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직 이런 말을 하기엔 좀 그렇지만, 음악을 하다보면 자기 안에 갇히는 경우가 있다. ‘소유’라고 하면 ‘그런 느낌 음악만 할 줄 알아’가 아니가 ‘그게 아니어도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많아요’라고 하고 싶었다. 사실 솔로 앨범 전에 컬래버레이션도 다양하게 했었는데, 주변에서 ‘발라드만 할 거야?’라고 하는 얘기를 듣고 많이 느꼈던 거 같다. 모든 음악이 재밌고 표현할 때 뿌듯함을 느끼고 그런다. ‘소유는 이랬지’가 아니라 ‘내가 힘들 때 소유의 노래를 들었는데 힘이 났다’, ‘놀고 싶었을 때 들었는데 신이 났다’처럼 다양하게 남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스타일을 접하고 해보고 싶다”
‘RE:FRESH’의 타이틀곡이 라틴 장르의 ‘까만 밤’이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꼭 댄스곡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기 위함이 아닌, 지금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고르다보니 타이틀곡으로 정해졌다.
“원래 이번 앨범이 여름에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곡이 다 완성이 되어있지 않았고, 하나하나 준비하다가 보니까 늦어졌다. 처음에는 ‘Funny’라는 곡을 녹음을 했는데 여름에 나온다면 이 곡으로 컴백해도 되겠다 싶었다. ‘Funny’를 들으면 신나고 경쾌하고 예전 씨스타 소환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잘 준비했던)머릿속에 기억이 있다 보니까 ‘까만 밤’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여름을 피해야지 한건 아니다. 선선한 가을에도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까만 밤’은 라틴이 주 장르다보니까 댄스 퍼포먼스가 가미된 곡이다. 많은 분들이 ‘갑자기 왜 댄스를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첫 솔로 하면서 댄스를 할지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8년 동안 이전 ‘파트1’이 첫 솔로였다. 가장 먼저는 내 음악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 다음 앨범인 파트2는 춤을 추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1월에 칸쿤을 여행을 갔는데 라틴풍 음악이 굉장히 많았다. 원곡을 리메이크를 하거나 현지 풍으로 바꾼 걸 많이 듣더라. 원곡과는 다른 라틴으로 듣다보니까 굉장히 매력이 있더라. 그래서 라틴풍 음악을 하고 싶어졌다. ‘까만 밤’의 수정이 조금 오래 걸렸는데 살을 붙이고 붙여 지금과 같은 곡이 완성됐다”
라틴과 댄스의 조합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최근 세계적으로도 크게 유행을 하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라틴계열의 음악을 들고 나온 아이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이에 소유도 이런 트렌드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소유의 대답은 역시 ‘No’ 였다.
“우리나라가 사실 (유행이)늦었다고 생각한다. 라틴은 작년부터 유행이었다. 그렇지만 난 음악을 유행을 따라가려고 하진 않는다. 트렌디하고 그런 걸 쫓은 게 아니라 내가 접한 게 늦었다. 곡은 알았지만 매력에 빠진 게 늦었다. (이번에 라틴을 한 이유는)그냥 그때 그 느낌이 좋았다. 또 내가 했을 때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라틴 장르로 하자는 제안을 내가 먼저 했다. 또 ‘까만 밤’은 완전 라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한정적이기도하다. 안에 재즈나 탱고도 있다. 그런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 같다”
그렇다면 소유가 ‘까만 밤’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매력은 무엇일까.
“‘까만 밤’의 콘셉트는 남녀의 묘한 설렘을 섹시하게 풀어낸 거다. 홀렸다고 해야 하나? 뮤직비디오에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남자가 홀린 거다. 그런 걸 표현하기 위한 콘셉트다. 씨스타와 다른 섹시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씨스타는 파이팅 넘치고 건강하고 파워풀한 느낌이면 이번엔 여성스럽고, 선이라든지 태를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안무가 굉장히 화려하고 디테일한 게 많다. 3분이란 시간동안 많은 걸 보여 준다. 독무도 있고 댄서와의 퍼포먼스도 있고 남자와 추는 탱고도 있고 여성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
소유,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처럼 ‘까만 밤’의 주요 콘셉트는 ‘섹시미’이다. 하지만 꼭 ‘섹시’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나의 섹시미를 보여주고 싶어요’ 라는 건 아니다. 이곡을 표현하기 위해서 이런 콘셉트를 잡은 거다. 라틴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들었을 때 ‘라틴풍이구나’ 그럴 수도 있는데, 아닌 사람에게도 딱 들었을 때 연상이 돼야 해서 포인트를 준거다. 섹시함의 어필은 굳이 따지면 ‘씨스타 때와는 좀 달라졌다’ 정도다. 사실 이번에는 되게 가렸다. 노출 보다 가려진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 조금씩 베리에이션이 있는 거지 ‘이런 섹시함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어필하는 건 딱히 있진 않다.
다만 섹시하면 떠오르는 여성 솔로가 많은데, 그런 분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거 같다. 무대를 봤을 때 ‘우와 섹시하다’라기보다 뮤지컬을 본 거 같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계산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만의 특별한 걸 하려했다. 많은 분들이 첫 번째 앨범 나왔을 때 ‘발라드만 할 거야?’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발라드도 좋고 댄스도 좋지만 그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여기까지 종합해 볼 때 소유가 ‘RE:FRESH’ 통해 보여주고자 한 의도는 한결같다. ‘내가 잘 하고,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또 그것에 사람들이 공감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다만 이 지점에서의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 씨스타때부터 쌓인 ‘몸매’나 ‘섹시’와 같은 외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에 가려 소유가 전하고자하는 음악적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유의 생각은 달랐다. 그 역시 놓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매력 포인트라는게 그녀의 설명이다.
“좋게 봐주는 거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음악적인 부분이 가려지는 건 그것 때문만은 아닌 거 같다. 음악적으로는 내가 더 잘 보여주면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몸매 같은 건 여자 연예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거다. 전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건 아닌데 그때그때 몸매 관리할 때 스트레스가 있는 거 같긴 하다. 건강함을 잃지 않아야한다는 부담은 있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는 매력 포인트이기 때문에 이 역시 놓치고 싶지 않다. 열심히 해서 음악도 건강도 모두 갖고 싶다”
자 그럼 이번활동에서 그녀가 바라는 목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마지막으로 ‘지금 소유’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소유,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성적은 안 원한다는 건 아니고, 좋으면 좋겠다.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지금은 성적에 얽매이다보면 할 수 있는 걸 놓칠까봐, 후회할까봐 그게 싫더라. 이번에는 1위보다 앨범 전체를 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줄세우기는 가수로서 한번쯤은 하고 싶다. 작년에도 차트 안에 내 곡이 많아서 너무 놀랐고 행복했다. 또 단독 콘서트도 마음속엔 항상 있다. 큰 공연보다 내 노래가 발라드나 어쿠스틱이 많아서 소극장 공연을 하고 싶다. 그 바람이 올해 안에 이뤄질지는 잘 모르겠다. (콘서트를 보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힘도 얻었고 회사에 어필중이기도 하다. 결과는 나와 봐야 알 거 같다”
“가장 바라는 건 ‘이 노래를 듣고 힘이 됐어요’라고 할 때 정말 좋다. 예전에 국가대표분 중에 '좋은 사람'이라는 곡을 듣고 힘이 났다고 언급해줘서 살짝 역주행을 했는데, 그럴 때 정말 좋다. 내 노래를 듣고 ‘눈물이 났어요’, ‘즐거웠어요’ 하는 게 좋다. 메시지에 공감하고 알아줬을 때 좋다. 내 메시지가 전달이 됐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낀다”
(글|미디어라이징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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