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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의 시크한가요] 승리, 이제는 꿈에서 깨어나야 할 때

2019.03.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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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게 '승리 시프트'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전략이었다. 회사 매출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던 빅뱅의 빈자리를 대체할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빅뱅 멤버 중 유일하게 군 입대 전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남아 있었던 승리는 아마도 효자 같은 존재로 보였을 터. 그래서인지 YG는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승리에게 힘을 잔뜩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전 생존력 하나만 가지고 빅뱅 활동을 시작한 멤버다. 쟁쟁한 실력을 가진 멤버들에 치이면서 늘 뒷전이었고, 내세울게 없었다. 얼굴은 탑 형, 춤은 태양 형, 음악과 패션은 지드래곤 형, 예능은 대성 형이 있어서 설 자리가 없었다" (2018년 7월 솔로 앨범 '더 그레이트 승리'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中)

어쩌면 승리는 그러한 순간만을 기다려왔을지도 모르겠다. 데뷔 이후 줄곧 잘 나가는 형들 틈에 끼여 날개를 활짝 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승리는 '빅뱅의 미운오리새끼', '철없는 막내'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런 승리에게 군 입대 전까지의 시간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을 이미지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제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을 걸로 보인다. 

'백조'가 되는 순간을 기다려왔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승리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살려 나갔다. 그는 YG의 전폭적인 지원사격 속 솔로 가수이자 사업가로 이곳저곳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고, 여러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위대한 개츠비'에서 착안한 '승츠비'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때만 해도 승리가 진짜 '백조'가 되는 줄 알았다. 또, 아시아 투어를 마친 뒤 멋지게 쉼표를 찍고 군대로 향하는 일만 남은 듯 보였다. 하지만, 해가 바뀐 뒤 상황이 급변했다. 멋진 쉼표를 찍고 군대로 향하려던 승리의 계획은 사내이사를 맡았던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인해 급격히 틀어져버렸다. 

'승츠비'라는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새로운 이미지에 깊숙이 빠져들어 어깨와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탓일까. 아니면 힘들게 올라 선 위치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아 현실을 부정하려고 했던 것일까. 마치 양파처럼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버닝썬' 관련 이슈로 상황은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흘러갔지만 승리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입을 '꾹' 다물며 스스로 일을 키웠다.

소속사라도 꿈에 취해 허우적거리는 승리를 깨워줬어야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YG는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승리의 긴 침묵,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대리해명, 뒤늦은 사과 후 서울 콘서트 강행 등 YG가 택한 대응방식은 오히려 '버닝썬' 논란을 더욱 '버닝'시켜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든 걸 직접 하는 사업가인 척 하던 승리가 '버닝썬' 논란이 커지자 자신은 '바지 사장'이었을 뿐이라는 뉘앙스의 해명을 했을 때, '승츠비' 이미지는 재사용이 불가할 정도로 완전히 구겨졌다. 

"남자의 욕심이란 게 걷잡을 수 없다. 빅뱅으로 12년 동안 활동하며 제 인생에 빅뱅이라는 훈장이 하나 있었는데 이제는 다른 훈장들을 계속 달고 싶다" (2018년 3월 MBC '나혼자 산다' 中)

사업은 승리에게 사업 이상의 그 무엇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업을 통해 새로운 꿈을 꿨고, 형들보다 잘 하는 게 있는 동생이라는 걸 증명해보이며 새로운 훈장을 달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날 위기다. 코너에 몰려도 너무 몰린 모습이다. 

이제는 '백조'가 되겠다는 꿈에서 깨어나 그 훈장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얻어진 것인지, 진정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인지를 돌아보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문제를 잘 수습해 나가야 할 때로 보여진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빅뱅으로 얻은 훈장마저 떼어내야 할지도, 영영 '미운오리새끼'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최현정 기자 gagnrad@idol-ch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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