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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 칼럼] 더 빠르고 간단하게…SNS시대, 클릭이 곧 파급력

2018.06.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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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족을 잡기 위한 가요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내용이 길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패스트 시대, TV에서 스마트폰으로 미디어 중심이 변하면서 가요계 홍보 패턴도 그에 맞게 재편되고 있다. ‘더 빠르게, 더 간단하게’가 모바일 마케팅의 핵심. 짧은 동영상과 인포그래픽으로 주요 내용을 요약 전달하는 뉴스 기사, 단 몇 초 안에 후렴구를 빠르게 전달하는 히트곡 공식처럼, 가요계 역시 짧은 시간 안에 강력한 콘텐츠로 마케팅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유통, IT, 방송 등 전 분야에 걸쳐 가장 뜨거운 소비 트렌드인 ‘스낵컬처' 붐에 즉각 반응하는 요즘 가요계다.

최근에는 예상치 못한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그룹 장덕철과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 축구 중계 BJ감스트의 성공사례까지 더해지면서 SNS를 활용한 마케팅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TV가 아닌 유튜브에서 영상 콘텐츠의 소비가 이뤄지고, 조회수가 곧 파급력이 되는 현재 미디어의 상황이다. 결국 연예 기획사들의 목표 역시 ‘아티스트들의 TV 출연’보다는 젊은 세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SNS 채널과의 협업’으로 잡고 있는 것이 현실. 꾸준한 음악활동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선 이미 실력파로 정평이 난 가수였지만 짧은 라이브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진 성공사례는 늘고 있다. 이는 백아연, EXID, 마마무의 역주행 신드롬에 이은 성공사례로 티저, 뮤직비디오, 쇼케이스 등에 한정된 기존 홍보 패턴이 크게 바뀌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본격적인 ‘스낵컬처’ 시대의 개막이다. 스낵처럼 짧은 시간 내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사람들은 점점 짧고 강력한 것을 원한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정보와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스낵 컬처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접하는 웹드라마, 웹툰, 방송 하이라이트 영상 클립 등이 대표적인 예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웹툰의 인기는 드라마와 영화로까지 이어질 정도이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단편 영화나 60초 영화가 등장한데 이어 짤막한 영상이 드라마를 대체하기도 한다. 현 대중문화계 모든 분야에 걸쳐 가장 뜨거운 트렌드임은 분명하다.

이처럼 많은 가수들이 너도 나도 1인 미디어 채널을 개설하고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것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 할 수 있다. 미디어 언론을 통해서만 소식을 전달하던 가수들은 이제 옴니채널로 불리는 네이버 V앱, 아프리카TV와 메이크어스의 딩고뮤직, 셀레브 등에 짤막한 콘텐츠를 노출시키며 발빠른 소통에 나선다. 마케팅 채널의 무게 중심이 언론에서 모바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똑똑한 홍보사원 역할도 대신한다. 굳이 언론사를 거쳐 보도자료를 보내지 않아도 SNS 콘텐츠나 생중계 한 번이면 많은 팬들에게 직접 스케줄을 알릴 수 있는 세상이다.

콘텐츠는 다양한 주제로 연출이 가능해졌다. 기획사 혹은 가수들이 스스로 피디이자, 기자가 되는 것이다. 기존 대형기획사의 힘에 가려 변변한 무대나 홍보 기회조차 잡기 힘들었던 가수들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전 세계로 연결되어 있는 SNS의 특성상, 단 하나의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 막강한 홍보 툴을 갖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획사는 언론과 별도로 팬들과의 근접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대중매체라는 시간과 장소의 한계에 갇히지 않기 때문에 메시지는 팬들이 원하는 최적화된 시간과 장소에 침투할 수 있다. 이제 노래할 무대가 없다는 눈물겨운 무명 가수의 사연은 옛날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모바일 플랫폼도 PC못지 않은 시스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쌍방향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고, PC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10~20대층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와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콘텐츠 제작과 소비 패턴의 트렌드가 바뀌는 과정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흐름에 편승하려는 시도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질적 수준이 낮은 콘텐츠가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일회성 이슈, 단발적인 수익만을 계산해 무분별하게 플랫폼을 늘려간다면, 정작 콘텐츠 수준이 하향평준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알리고 보자는 식으로 자극적인 내용만을 담은 이슈몰이는 결국 더 큰 폐해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 소비자들은 자칫 모든 것을 간편화하고, 단순히 콘텐츠를 즐길 거리로만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밸 우려도 있다.

미디어의 지형이 지상파 중심에서 모바일로 그 축이 이동하고 있다. 거창하게 포장된 트렌드가 둥둥 떠다니지만, 가볍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스낵컬처야말로 현재 가장 실용적인 트렌드인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가요계에서도 유통과정이 크게 생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콘텐츠를 전달하는 마케팅 툴 자체가 바뀐다는 건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증대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편집의 시대, 아이디어에 대한 고민, 가치있고 투명하고 진정성이 우러나는 콘텐츠에는 길고 긴 생명력이 부여된다. 변화도 좋지만 음악 본질의 가치마저 사라지면 아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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