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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명민의 수제자가 된 혜리, 그녀가 배운것은?

2018.09.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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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 혜리에게 있어서 <물괴>는 소중한 경험을 전해준 작품으로 남겨질 것 같았다. 첫 사극, 크리처물 도전이라는 점과 김명민 이라는 대선배를 만나 촬영장에서 해야할 좋은 행동을 배웠다는 점이었다. 촬영장 배우, 스태프들을 일일이 챙기며 현장의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은 혜리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게 되었고, 혜리 본인도 그 점을 바로 배우며 스태프들을 아낌없이 챙기며 현장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연기력 논란이 있지만, 촬영장의 좋은 인성을 배웠다는 점만으로도 좋은 연기자의 길을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너무 오래 기다린 영화가 드디어 공개되어서 너무 좋다. 작년 여름에 촬영이 끝났지만, 물괴가 예쁘게 나오려면 시간이 걸린다 해서 매우 초조했다. 추석 때 개봉을 하면 좋은 흥행작이 될 거라 생각해서 더욱 기다렸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우여곡절이 많은 영화였는데, 이렇게 완성된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로웠다.   


-내 연기와 활 실력에 대해 자평하자면?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다시 찍고 싶다'라는 생각이었다. (웃음) 지금 찍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크다. 보시는 분들이 애정어린 눈으로 보면 참 감사할 따름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너무 아쉬움이 많다. 처음 명이라는 캐릭터를 봤을 때 활을 잘 쏘는 아이였다. 명과 활은 땔래야 땔수 없는 상관관계였다고 봤다. 어쨌든 이 친구는 엄청나게 활을 잘 쏘았을 것이어서 능숙하게 쐈을거라 생각했다. 그 모습을 보이는 데 집중했다. 연습할수록 활을 당기는 모습이 달라졌고, 그러다 보니 갑자기 손이 떨려서 걱정이었다. 그래서 손힘을 위한 체력을 많이 길렀다.


-체력은 좋았나?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내가 합이 많은 액션이 없다. 처음이라 그런지 몰랐는데 더 많은 액션 연기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웃음) 그래도 태권도를 처음 배운다는 생각으로 기합을 넣고 연기를 했다. 내가 생각하는 명이는 당차고 씩씩한 아이라 생각했다. 


-선배 배우들이 어떤 점으로 도움을 주었나?

김명민 선배님이 합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욕심이 났다. 한편으로는 이미지적으로 엄중하고 진중한 느낌이 들어서 약간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처음 마주하고 상견례를 가질때부터 너무 유머러스한 분이셨다. 선배님이 스태프들 한명 한명 다 챙겨주셨는데,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김인권 선배님이 진지한 면이 있으셔서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그래서 더 빠져들게 되었다. 박성웅 선배님도 참 좋은 분이셨다. 술을 너무 좋아하셔서, 강남의 유명 횟집을 함께갔었다. 이경영 선배님도 현장에 너무 재미있고, 우식 오빠와는 많이 친해져서 너무 좋았다. 원래 내가 낯을 안 가리는 편이어서 자주 인사를 드렸는데, 그럴 때 마다 선배님들이 "우리 전에 만났나?"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았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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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현장에서도 그런 편이었나?

현장에서 많이 했던 말이 "밥 같이 먹어요!"라는 말이었다. 연기도 중요하지만, 바깥에 있는 모습이 연기에도 드러난다는 이야기를 선배들에게 많이 들었다. <응답하라 1988>의 선배님들, 같이 음악을 했던 사람들 모두 그런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그분들에게 많은 것을 배워서 타인들에게 대하는 자세를 배웠다. 혹시 밥차 아시나? 


-당연히 안다.

(웃음) 사실 나는 밥차를 이번에 처음 봤다. 그래서 밥차에 가서 밥을 다 챙겨 먹고, 야식도 챙겨서 구경하면서 먹었다. 


-걸스데이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어 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유가 있었나? 

그때는 뭔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예능도 잘하고 싶고, 시상식 MC등 모든 것을 잘하고 싶었다. 요즘은 나에게 맞는 것, 그리고 더 책임감을 느끼고 할 수 있는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많은분들이 내 활동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다. 그러다 보니 책임감이 자란 것 같다.


-극 중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유독 컸다. 아무래도 걸그룹 출신이다 보니 복식 호흡이 좋은 것 같았는데, 촬영장에서 비명을 지르는 연기를 했을 때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사실 영화 볼 때 나밖에 보이지 않았다. 첫 영화라 그런지 선배님들이 너밖에 안 보일 거라고 했는데, 막상 보니 나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 목소리도 내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놀라는 소리와 물괴를 맞닥뜨릴 때 내는 소리는 따로 디렉션을 주기보다는 내가 생각하고 자연스러울때 나오는 방법을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자편을 물어보면 못 봐서 모르겠다고 말한다. (웃음) 내 연기를 볼 때 마다 신기하고 창피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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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물괴>를 만났을 때 크리쳐와 사극 등 처음 만나는 장르들이 많아서 두려웠다. 그렇기에 이 문제들을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 사극 대사 톤을 잡는다 했을 때 막막했다. 마치 우주에 있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명이는 전통적인 한양 말투를 쓰는 아이도 아니어서 편한 말투로 연기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아버지 김명민 선배는 전통적인 사극톤을, 아재 역할인 김인권 선배는 편한 말투를 사용해서 나는 그 중간 지점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세 명의 가족 조합이 의외로 괜찮아 보였다. 셋의 조화가 좋았다는 것은 실제 촬영 때도 분위기가 좋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삼촌, 아빠와의 재미있는 비하인드를 이야기하자면?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다. 일단 선배님들 두 분이 서로 너무 좋아하셨다. (웃음) 나는 그 둘 사이에 끼어 있는 사이다. 이건 처음 말하는 이야기다. 첫 촬영 때 너무 떨리는 마음으로 갔는데, 점심을 먹고 시간이 남는 거였다. 선배님들이 쉬실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서 찾고 있었는데, 이때 큰 차가 와서 그림자가 생겼는데, 내가 그 자리에 돗자리를 깔고 "선배님들 낮잠 시간입니다!"라고 셋이 함께 눕자고 했다. (웃음) "선배님 기념이니까 사진 찍어요!" 하면서 함께 누우면서 사진도 찍으려고 했다. 나중에 김인권 선배님이 "명민 선배가 누워서 나도 누웠어" 라고 말씀하시더라.(웃음) 명민 선배님은 "니가 누우라 해서 누웠다면서..." (웃음) 그 자리가 사람들이 다 지나가는 자리여서 민망하셨다고 한다. 나는 그냥 신경 안 쓰고 잘 잤는데…자고 일어나니 선배님들이 없어서 너무 당황했다. (웃음) 


-극 중 밝은 명이와 본인은 잘 맞았나?

명이와 나는 씩씩한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봤다. 그래도 명이는 나보다 감정이 많은 친구여서 그 감정을 따라가려고 했다. 그래서 그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다.


-명이는 극 중 시신 분석관 역할까지 한다. 사실과 같은 시신들을 마주했을 때의 에피소드는? 

처음에는 시신 더미가 너무 리얼해서 눈 뜨고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웃음) 정말 스태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이라는 인물이 그 상황에서 의아할 정도로 시신을 보고 분석한다. 계속 글로만 시신을 보다가 갑자기 실물을 마주하니 그 친구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것이다. (웃음) 그래서 명이로서는 특별한 장면이었다. 그 시신 더미가 너무 리얼해서 명이 캐릭터가 살아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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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계기가 있었나?

어떠한 계기가 있다면 <응답하라 1988> 때문이었다. 3년이 지났지만 많은 사람이 그 작품과 덕선이를 이야기한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내가 이런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마음을 전해줬다는 점이었다. 그런 관심과 사랑을 받아보는 게 작품적으로 처음이었다. 그래서 이런 마음으로 연기를 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 중 명이는 산에서 책만 보고 의술만 공부하다가 나를 어디에 필요로 하는지 찾는 모습이 나오는데, 나 또한 그런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나의 이런 부분을 오해하고 있다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을 오해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보시는 게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대한 나처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예능 '놀토'를 한 지 6개월 했는데, 처음 노는 마음으로 했지만, 보시는 분들에게 있어 너무 과하지 않나 해서 우려도 했었다. '진짜 사나이' 예능을 하면서 적응했듯이 놀토 또한 잘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 


-<응답하라 1988> 때도 그렇고 망가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 임하는 태도는 어디에서 왔나? 

사실 덕선이도 그렇고 명이를 연기할 때 처음 예상한 명이는 화장에는 관심이 없고 산속의 외딴집에 살면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시작을 그렇게 하니까 예뻐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다. 사실 내가 피부가 까맣지 않은가? (웃음) 아무리 칠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정도 적정선에 맞춰져 분장팀이 해주셨기 때문에 참 좋았다. 


-함께 작업했던 한지민, 지성에게 응원을 받았는지?

너무 감사하게도 나는 그 두 분과 함께 연기를 했다. 두 분이 내가 출연하는 작품을 볼 때 마다 응원문자를 보내주신다. 그런 모습들이 너무 감사하다. 좋아하는 두 분이 함께 드라마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기뻤다. 지성 오빠는 어른 박보검 같다고 해야 할까? (크게 웃음) 너무 착한 사람들이고 그런 캐릭터를 많이 했으니까. 나중에 드라마 촬영현장에도 놀러가서 지성 오빠에게 우리의 라이벌 <명당> 반응도 물어봤었다. (웃음) 그러고 보니 태구 오빠의 <안시성>도 개봉하니 서로 잘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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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작 <응답하라 1988>은 본인에게 어떤 작품인가? 

<응답하라 1988>은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배우분들 모두 만나고 싶어 했을 작품이었다. 나한테는 함께 한다는 거에 대한 의미가 정말 큰 것 같다. 당연히 모두가 함께 하는 작품이지만 작은 역할들이 모여서 이런 대단한 작품들이 완성되었고, 함께 한다는 거에 대한 감사함이 크다. 그래서 그다음 작품도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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