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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의 시크한가요] '퀸덤'이 던진 화두

2019.10.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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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논란 제조기'라는 오명을 쓰고 있지만 엠넷은 이따금 화두를 던지는 재주만큼은 탁월하다.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등 엠넷이 그간 선보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여러 유사 프로그램을 낳으며 특정 포맷과 장르의 붐을 일으켰다.

최근엔 '걸그룹 컴백 전쟁'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퀸덤'으로 오랜만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사실 방송이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AOA, (여자)아이들, 러블리즈, 마마무, 오마이걸, 2NE1 출신 박봄 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 프로그램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꽤 있었다. 왜 불필요한 경쟁구도를 만들어 '걸그룹 줄세우기'를 하려하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뒤 '퀸덤'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자연스레 지워졌다. '퀸덤'이 우려와 달리 K팝 걸그룹들이 얼마나 혼신의 힘을 쏟아 무대를 준비하는 지, 또 얼마나 뛰어난 퍼포먼스 능력과 콘셉트 소화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물론 연속으로 최하위를 두 번 기록할 경우 프로그램에서 '불명예 하차'를 해야 한다는 가혹한 규칙이 있긴 했으나, 경쟁구도는 화끈한 판을 열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는 성격이 강했다. 

최근 기자와 만나 인터뷰한 러블리즈 멤버 케이는 '퀸덤'에 대해 묻자 "경쟁보다는 '우리 것을 잘 해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도전을 해보며 저희 팀의 나아가야 할 길을 확고하게 찾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퀸덤' 출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려의 시선을 긍정의 시선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 '퀸덤'은 열혈 팬이 아니고서야 미처 다 알지 못했을 여러 걸그룹들의 매력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무대의 가치를 제대로 알렸다. '걸그룹판 나가수'(나는 가수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걸그룹들의 무대를 이토록 숨죽이며, 감정이입을 하며 지켜보도록 만든 프로그램이 이전에 또 있었던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퀸덤'은 더 이상 걸그룹들이 귀여움, 예쁨, 청순함, 섹시함만으로 승부하고 있지 않다는 걸 많은 이들에게 알림과 동시에 걸그룹들이 실력을 뽐내고 다채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제대로 된 판이 더 많이 깔려야 한다는 걸 느끼게 해준 프로그램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아임 더 트리(I'm the tree)!" 

'퀸덤'에서 5인조로의 새 출발을 화려하게 알린 AOA 리더 지민이 경연 무대 위에서 외친 말이다. 앞으로 '퀸덤'과 같은 '화끈한 판'이 많아진다면 지민의 바람대로 나무처럼 오래도록 활동하는 걸그룹이 더 많아질 수 있지 않을까. '퀸덤'이 던진 화두가 긍정의 나비효과를 불러오길 기대한다. 

31일 막을 내리는 '퀸덤'이 한층 발전한 시즌2로 돌아오는 것도 물론 대환영이다.

(글=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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