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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칼럼] ‘음원사재기’ 적발해도 과연 처벌할 수 있을까

2018.07.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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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요계에서는 ‘음원사재기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명분과 당위성도 충분하다. 비단 사재기 의혹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닐로나 숀이 아니더라도, 음원차트를 교란하는 행위가 만연하면 음악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여론이나 당위성과는 별개로 ‘음원사재기 의혹’은 현실적으로 조사를 착수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최대 이용자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재기의 주요 무대로 지목된 음악사이트 멜론이 “비정상적인 이용은 없었다”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또 과거에도 사재기 의혹은 수차례 제기됐지만 실제 유관기관의 조사까지 이어진 적은 없었고, 그때마다 흐지부지 지나가곤 했다. 

설령 조사가 시작된다고 해도 ‘사재기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도 문제가 된다. 엄밀히 따지면 한 개인이 복수의 아이디를 생성해 밤새도록 재생을 하는 것도 사재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사정은 다 제쳐두고, 검찰 혹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해 사재기 업체를 찾아냈다고 치자. 여기서도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과연 이 업체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느냐’가 그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관련된 수사가 진행된 적도 없고, 처벌을 한 판례도 없다. 게다가 업체들이 정당한 이용료를 내고 사이트를 이용한 것이라고 맞선다면 이 역시 틀린 말은 아니기에 적발을 한다고 해도 법적 처벌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떻게든 처벌은 할 수 있다. 다만 그 처벌 강도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확률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 A씨는 “(음원사재기와)관련해 전례가 없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 “일단 사기죄는 성립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혐의는 업무방해죄다. (음원 사재기 행위가)위계나 위력으로 (멜론의)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A 변호사는 “처음부터 사재기라는 걸 알고 의뢰를 했다면 가수도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가수 측에서 사재기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 마케팅을 의뢰했는데 업체가 사재기를 진행한 거라면 가수는 처벌을 면할 수 있다. 이 경우엔 가수 측에서 사재기라는 걸 알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해야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멜론 측에서 비정상적인 이용은 없었다고 했지만, 꼭 멜론이 수사의뢰를 하지 않더라도 이용자가 수사기관에 고발을 하면 수사를 착수 할 수 있다”라며 “수사과정에서 또 다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지만, 단순히 음원 사재기만 했다고 한다면 과연 추가할 수 있는 혐의가 있을지 모르겠다. 초범이라고 했을 때 아마 업무방해죄로 벌금형을 받고 종결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주간차트 1위곡의 음원 수익은 대략 1억원 내외로 보고 있다. 거기다 저작권료 등을 더하면 그 액수는 더 커진다. 이에 반해 업무방해죄의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친다. 즉,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인 셈이다.  

이처럼 음원사재기는 수사의 착수부터 적발 후 처벌까지 넘어야할 난관이 겹겹이 쌓인 문제다. 그렇다면 결국 음원사재기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제작자와 유통사, 이용자가 합심하여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물건은 자연히 사라지기 마련인 것처럼, 아무도 사재기를 찾지 않았을 때가 바로 진정으로 사재기가 근절되는 순간이다. 

(글: 미디어라이징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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