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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의 시크한가요] 닐로 이어 숀…'불신의 시대' 맞은 가요계

2018.07.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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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숀 페이스북

가요계가 '불신의 시대'를 맞았다. 인기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음원차트에 대한 의심과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적 인지도나 특별한 화제성 없이 1위를 차지한 가수는 심판대에 올라 자신이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정당하게 1위에 올랐음을 증명해내야 한다. 

촌극이다. 현재 그 심판대에는 밴드 칵스의 신디사이저 담당이자 DJ와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던 숀이 서 있다. 숀은 지난달 발매한 EP의 수록곡 '웨이 백 홈(Way Back Home)'으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이후 장덕철과 닐로에게 '음원조작 논란'의 배턴을 이어받았다. 

"숀(손)도 안대고 1위를 닐로(날로)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음원차트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바닥이다. 앞서 '닐로 사태'가 터졌을 때 '불신'의 불씨를 완벽하게 진화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닐로의 '지나오다'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했을 당시 음원서비스사업자 측은 근거자료는 제시하지 않은 채 "특이사항이 없었다", "비정상적인 움직임은 없었다"는 말만 반복했다. '닐로 사태'에 이어 '숀 사태'가 일어난 지금도 마찬가지. 근거 없는 해명은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릴 뿐이다. 

음원차트를 운영하는 주체들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였지만, 관련 조사도 지지부진했다. '닐로 사태'는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유관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각 음원서비스사업들에게 닐로의 '지나오다' 와 관련한 차트 자료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자료를 전달받지 못했다.

음원서비스사업자들은 '자료가 방대해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제출 기한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7월 19일 기준) 문체부는 향후 자료를 전달받게 되면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해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하니, '닐로 사태'와 관련한 조사결과가 나오려면 한참 멀었다. 이런 상황에서 '숀 사태'까지 발생했으니,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물론, 각 음원서비스사업자들이 '닐로 사태' 이후 나름의 보완책을 마련하긴 했다. 새벽 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지 않는 '차트 프리징'이라는 새로운 운영 방안을 마련해 이달 11일부터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심야시간대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지 않은 정책만으로 커질대로 커져버린 불신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미 차트 자체를 믿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실시간차트 몇 시간 운영 안 한다고 상황이 달라지길 바라는 건 넌센스가 아니었을까. 특히 '차트 프리징'은 적용 직후 '숀 사태'가 불거지면서 실효성을 잃은 모습이다.  
더 이상 유야무야 넘어갈 때가 아니다. 이번 기회에 음원차트 순위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실제로 부정한 방법으로 순위를 올린 사례가 있었는지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만약 허점이 발견될 경우 음원차트를 전면 개선해야 하고 부정한 사례가 있었다면 관련된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만 음원차트, 더 나아가 가요계에 대한 신뢰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음원차트만 들여다봐서 끝날 문제는 아니다. 장덕철, 닐로, 숀의 공통점은 대중음악 콘텐츠를 다루는 유명 SNS 채널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쳤다는 점인데, 그런만큼 해당 채널들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밝혀져야 필요성이 있다. 

유명 SNS 채널이 가요 기획사들이 가수들의 신곡을 홍보할 때 방송 못지않게 중요시 여기는 홍보 수단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때문에 가요 기획사들과 손잡은 혹은 손잡았던 채널들의 어마무시한 팔로워나 조회수가 수가 허수인지 아닌지, 특정 곡에 대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친 시간대에 실제로 음원의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량이 증가했었는지 등을 따져봐야 불신의 고리를 더 확실하게 끊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업계의 근간을 흔드는 '검은 손'이 존재해서도 안 되고, '검은 손'이 활개 칠 수 있는 구조여서도 안 된다. 하루 빨리 조사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른 개선책이 마련돼 '닐로 사태', '숀 사태' 이후 더 이상 가수의 이름 뒤에 '사태'가 붙는 일이 없었으면, 하루빨리 가요계 '불신의 시대'가 저물었으면 한다.

(글: 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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