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싱어송라이터 캐런씨씨(Karencici, ※영어명인 캐런과 아명인 씨씨를 합하여 만든 이름으로, 평소엔 캐런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에 이하 명칭은 캐런으로 통일한다.)의 데뷔 프로젝트는 상당히 보기 드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캐런은 유튜브 등을 통해 자작곡과 커버곡 등으로 인기를 얻었고, 이후 대만의 오디션프로그램에 출연해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섰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그녀가 대만과 중화권, 그리고 한국에서 동시 데뷔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그간 대만 출신의 가수 지망생이 한국의 아이돌 그룹 등으로 데뷔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만 가수가 처음부터 한국시장에서 동시데뷔를 한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나라와 대만을 비롯해 중화권은 2000년대 이후 대중음악의 교류가 단절되다시피 한 상황이기에 캐런의 이런 결정은 이채롭다.
게다가 캐런은 단순히 한국 데뷔에만 그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실제 캐런이 27일 발표한 데뷔 싱글 ‘블로우 업’(Blow-Up)의 타이틀곡 ‘고 온’(Go On)에는 한국의 인기 래퍼 주노플로가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캐런은 “한국 시장을 겨냥해 한국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었다”라고 말해 한국시장을 1순위로 노리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캐런을 만나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하 일문일답
Q. 일단 데뷔 소감과 한국에 대한 감상을 부탁한다.
캐런: 내일(※주: 인터뷰는 7월 26일 진행됐다.) 정식으로 데뷔를 하는데, 굉장히 긴장되면서 기대가 많이 된다. 한국에서 동시 발매하게된 건 한국의 기획사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연락을 줘서 그게 인연이 됐다. 한국은 두 번째 방문이다. 처음엔 주노플로와 작업을 위해왔었다. 홍대 근처에 있는데 음식도 마음에 들고 분위기가 좋아서 좋다. 떡볶이와 불고기가 맛있더라.(웃음)
Q. 주노플로와는 어떤 관계인가?
캐런: 처음부터 알던 사이는 아니다. 개인적으론 ‘쇼미더머니’에 나온걸 보고 깊은 인상을 받긴 했다. 후에 기회가 닿아서 협업을 하게 됐다. 나이스하고, 재능도 많고, 노래도 잘하고, 랩도 잘한다. 전 방위로 완벽한,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Q. 그럼 처음부터 한국 음악시장에 관심이 있었나?
캐런: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음악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배우고 춤추는 걸 배웠다. 그러다 크고 나서는 인터넷에서 작곡과 기타를 독학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때 미국에 있었는데, SS501과 투애니원 등 케이팝을 즐겨들었다. 지금도 씨엘, 혁오, 지디, 딘 등을 좋아한다. 그때 친구들과 영상을 찍어서 한국 기획사에 보내기도 했다. YG, SM 등에 보냈는데 아쉽게도 연락은 받지 못했다. 하하.
Q. 댄스가수에도 생각이 있나?(※주: 캐런은 1998년생으로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 멤버와 비슷한 나이이다.)
캐런: 춤추는 걸 좋아해서 앞으로 음악 활동을 할 때 춤도 같이 출 수 있을 거 같다.
Q. 잘 어울릴 것 같다.
캐런: 고맙다.
Q. 그렇지만 데뷔 싱글에 담긴 곡들은 댄스는 아닌 것 같다. 소개를 좀 부탁한다.
캐런: 이 데뷔 싱글에는 3곡이 있는데 첫 번째 곡은 ‘고 온’(Go On)이다. 주노플로와 같이 했고, 두 사람의 연애 감정이 시들어가는 과정을 설명한 거다. 내가 몇곡을 써서 주노플로에게 보냈는데 거기서 (주노플로가)골랐다. 두 번째는 ‘타임리스’(Timeless)라는 곡으로, 이 노래를 들은 한국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원래 중국어곡인데 나중에 일부 가사는 한국어로 고쳐서 다시 수록했다. 세 번째 ‘원 러브’(One Love)는 여름에 어울리는 경쾌한 노래다
Q. 한국에서 데뷔를 결심한 계기를 좀 더 자세하게 들려줄 수 있나?
캐런: 이 싱글은 한국 시장을 겨냥한 싱글이다. 그래서 스타일적으로도 한국에서 유행하는 알앤비 소울로 하려 했다. 도전을 하게 된 계기는 ‘타임리스’라는 곡을 듣고 한국 기획사에서 보고 연락을 준 것이다. 그게 나에게는 큰 용기가 됐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한국 기획사로부터 연락이 왔을 때 나의 음악에 자신도 있었고, 음악이라는 게 지역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나의 음악을 통해서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Q.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활동 계획도 정해져있나?
캐런: 아직까진 구체적으로 (한국에서의 활동)계획이 세워지진 않았다. 앞으로 각국에서 모두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
Q. 대만에서는 어떤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많이 얻었다고 들었다.
캐런: 오디션 프로그램을 처음 출연해서 긴장했었다. 예선도 통과 못할 줄 알았는데, 통과해서 기뻤다. 사실 빠른 시간 안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해서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반면에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최종성적은 4명의 멘토마다 각자의 학생들이 있는데 한 멘토의 5번째에 들었다.
Q. 팬이 많이 늘지 않았나?
캐런: 웨이보에 팬이 늘었다. 처음에는 몇 백명정도 였는데, 지금은 3만명정도로 늘었다. 하하.
Q. 오디션에서 어떤 평을 받았었나?
캐런: 심사위원들은 가장 많이 얘기한 건 음색이었다. 그 다음으로 작곡능력도 잘 봐줘서 무대에서 자작곡을 부르기도 했었다. 시청자들도 음색을 좋아하고 두 번째는 무대 퍼포먼스였다. 그때 굉장히 걸크러쉬한 이미지로 나와서 그런 것에 많이 매료된 것 같다. 치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런 느낌? 멋있는 이미지를 좋아해준 것 같다.
Q.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캐런: 역시 첫 번째는 음색이다. 나의 음색을 많이 좋아해 주더라. 두 번째는 작곡 능력이다.
Q. 곡을 쓰기 시작한건 언제 부터인가? 프로필상으론 굉장히 다작을 하는 타입으로 보인다. (※주: 지금까지 300여곡의 자작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캐런: 15살부터 독학으로 작곡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쓴 곡이 300곡정도 된다. 16살에 회사와 계약을 했는데, 그때는 곡을 자주 쓰기 시작했다. 나에게 작곡은 복잡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의 감정을 드러내는 통로이자 도구이기 때문에 그렇다.
Q. 특별히 추구하는 장르가 있나?
캐런: 추구하는 스타일은 R&B, 힙합이다. 다른 장르로는 EDM에도 관심이 있어서 시도를 해보고 싶다. 9월쯤에 중국어 앨범이 나올 거 같다.
Q. 닮은 스타일을 예로 든다면?
캐런: 닮고 싶은 가수는 씨엘이다. 스타일이 비슷한 가수는 헤이즈나 DPR라이브라고 생각한다.
Q. 혹시 이번이 재데뷔인가?
캐런: 일단 대만에서는 소소하게 활동을 하긴 했었다. 드라마 OST같은 걸 불렀는데, 정식으로 내 음악으로 나온 건 처음이다.
Q. 데뷔와 동시에 한국과 미국, 대만에서 모두 경험한 여가수가 됐다. 본인이 느낀 각국의 음악 분위기는 어떤가?
캐런: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다양한 음악 장르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점은 먼저 중화권은 서정적인 스타일이 인기가 많다. 그리고 힙합, R&B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한국과 미국은 보다 다양한 장르들이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는 거 같다.
Q. 앞으로의 포부와 목표는 무엇인가?
캐런; 이 데뷔싱글을 통해서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하거나 더 많은 스타일과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싶다. 공식적으로 하는 건 아닌데 패션, 사진, 영상에도 관심이 많다. 대만이나 한국에서 무대를 연출해보고도 싶다.
또 앞으로 악기도 더 많이 배우고 작곡 능력도 키워서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음악차트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Q. 한국에서 잘됐으면 좋겠다.
캐런: 고맙다. 아직 한국에서의 활동계획이 잡혀있진 않은데, 빨리 다시 와서 활동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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