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그걸 누가 처음 지었을까 궁금하다. 가벼운 느낌이 아닌데 좋은 의미가 됐다. 사실 힘들게 싸워서 이겨왔는데 그 이미지 때문에 쉽게 갈수가 없더라. 또 그 수식어 때문에 사실 덕도 많이 보고 있다”
Q. ‘5월의 밤’의 목표 성적은?
자이언티 “이번 성적은 솔직한 마음으로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에는 8, 90점짜리 음악을 내고 싶었다면 이제는 4, 50점짜리라도 여러 개를 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제는 조금 덜 신경 쓰고 연연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Q. '5월의 밤‘은 자신의 연애 이야기라고 했다. 실제 연애스타일은 어떤가.
자이언티 “나는 사실 연애를 할 때 초점을 정확하게 상대에게 맞추고 흐트러지지 않은 표현을 한다. 내가 가진 게 별로 없다. 가족, 내 사람들 이것밖에 없는데 그것들 말고는 흥미도 없고 그런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밖에 없는 것 같다. 그 사람에게서 많은 것을 받고 곡을 쓰기도 하고 삶의 초점이 맞춰지는 거 같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5월의 밤’의 주인공은 이별 통보를 받고 한참을 멍 때리고 있다가 처음 꺼내는 이야기다. 이 사람은 이별콜을 받고 그날을 기억하는 거다. 떠나는 걸 붙잡지 않고,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게 쉽지 않다는 내용이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버리고 나도 20대 초반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놓친 거 같다. ‘되게 귀한 것이었구나. 소중히 다뤘으면 좋았을 걸’ 하는 걸 느끼고 쓴 곡이다”
Q. 자이언티는 노래와 가사를 쓰는데 특별한 재능이 있나?
자이언티 “내 노래가 특별하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특별하게 들린다고 하는 것 같다. 노래를 쓸 당시에는 ‘특별하게 써야지’, ‘마음을 움직여야지’ 그런 생각은 안한 거 같다. 지나고 보니까 힘이 모여 있고, 감정이 모여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좋게 들리는 가사는 특정대상에게 주고 싶었던 노래나, 개인적인 경험이나, 편지 쓰듯이 쓴 곡, 내려고 하지 않았는데 냈다가 잘된 곡, 그런 스토리가 있었던 것 같다. 창작하시는 분들은 공감할거다. 쌓여있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게 가장 어렵지만 전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Q. 독서는 많이 하는 편인가?
자이언티 “독서를 많이 하고 싶은데 즐겨보지는 않는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려고 책을 곁에 두기는 하는데, 결국 잘 읽는 건 만화책 읽고 그런다. 사실 글을 정말 잘 쓰려면 읽어야한다. 내가 쓰는 글은 함축된 가사다. 길게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그런 것을 느낀다. 잘 쓰고 싶다”
Q. 책을 내볼 생각은 있나?
자이언티 “글 쓰는 건 소리가 안 난다 하하. 농담이다. 1년 간의 공백기를 나중에 또 경험하면 시도할 수도 있을 거 같다”
Q. 데뷔 초와 현재 달라진 점이 있나?
자이언티 “제일 달라진 건 노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긴 거다. 선배 뮤지션을 만났을 때 그런 걸 물어본 적이 있다. 힙합 붐이 일 때 래퍼 선배님들 만나서 ‘사람들이 노래를 찾아서 들어주면 어떤 기분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들은 대답이 ‘기분이 좋지, 내가 얘기하면 들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다’라고 하는데 똑같이 대답할 수밖에 없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다”
Q. 함께 작업하고 싶은 선배 가수가 있나?
자이언티 “진짜 많다. 김동률, 윤상, 윤종신... 내가 좋아하는, 내가 듣고 자란, 그런 향수가 있는 음악을 만든 분이 주변에 있는 것에 감사하다. 아직까지 가까이 뵙지 못한 분이 많은 게 아쉽다. 그 시대의 뮤지션들과 하고 싶다. 나도 모르게 (그런 음악을)먹고 자라서 영향을 받았고 가끔씩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Q. 아메바컬처에서 더블랙레이블로 옮긴 것이 음악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나?
자이언티 “그런 댓글을 많이 본 거 같다. ‘어디 가더니 달라졌다’라는 글을 많이 봤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회사가 내 창작에 관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 회사를 옮기고 나서 낸 음악들 중에 옮기기 전에 쓴 곡을 수록한 적이 되게 많다. 사람들은 어떤 규격화 하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계속 나는 똑같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아무래도 같이 음악을 만드는 동료들이 조금씩 바뀌고 내 취향이 바뀌게 됐다. 외부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원래 안 좋아한 음식을 좋아하게 되듯이 바뀌어가는 것 같다”
Q. 데뷔 초 항상 선글라스를 쓴 이유가 있나?
자이언티 “사람들 앞에 나설 때 나의 마음가짐은 ‘정말 어렵다’이다. 진짜 어렵다. 아직도 익숙하지 않고 그런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회사 밖에 나와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인터뷰)자리는 편안하다. 그런 점은 좀 변한 거 같기도 하다. 처음에 어두운 안경을 쓴 건 내 눈빛을, 나를 보여줄 자신이 없었다. 자존감도 낮고 확신이 없었다. 내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 자신이 없었다”
“예전에는 복잡했던 거 같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은데 안 따라주니까 헛 나오고 그런 순환이었다. 이제는 말하고 사는 게 좀 더 편안해지고,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알면서 더 편하게 말을 하게 된 거 같다”
Q. 그런 마음의 변화를 겪은 계기가 있나?
자이언티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여유도 생긴 거 같다. 나에 대한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불편했겠지만 열어줘서 편해진 거 같다. 시간이 필요한 거 같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다”
Q. 치아교정을 받았는데, 노래를 하는 데에 영향은 없나?
자이언티 “지장이 크다. 말을 하고 노래를 하는 입장에서 정교하게 발음하게 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그런데 (교정기 때문에 노래하기가) 더 어렵다. (병원에서)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 계속 이렇게 살아야한다”
Q. 스타일의 변화를 사람들이 잘 받아들일 거라 보나?
자이언티 “사실 좀 어떤 스타일의 음악이든지 내가 기준을 넘어서 완성도가 있는 곡이면 스타일은 상관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떤 스타일이든지 완성도가 있다고 느껴지면 흥행을 하냐 못하냐의 문제이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두려움은 없진 않지만, 좋은 두려움인 것 같다. 기존에 자이언티를 좋아했던 분들도 크게 이질감이 없을 거라 본다. 내 목소리가 바뀌는 건 또 아니라서, 양악을 한 것도 아니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Q. 데뷔 당시에 자이언티라고 하면 블랙뮤직, 어반이나 R&B와 같은 장르로 분류됐다. 그런데 인터뷰를 해보니 지금의 음악과 앞으로의 음악은 그런 장르로 분류하기 어려울 것 같다. 자이언티가 하는 음악을 정의해 달라.
자이언티 “다 섞여있는 것 같다. 나는 랩을 먼저 시작해서 드럼이 강한 걸 좋아하고, 한국적인 정서 그런 코드 좋아한다. 좀 자유롭게 밀고 당기는 재지한 것도 좋아하고 그런 것들이 조금씩은 반영이 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나오는 노래들이 장르를 구분하기 모호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를 포함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기반은 있는 것 같다. (나도)거슬러 올라가면 R&B와 소울 그쪽에서 시작되긴 한다. 거기에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걸 되게 즐기는 것 같다”
최현정 기자 gagnrad@idol-chart.com 저작권자 ⓒ 아이돌차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