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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의 시크한가요] CJ ENM, '덩치'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줘

2019.04.0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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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로고

'돈 많으면 형'이라는 말이 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더욱 더 뼈저리게 가슴에 와 닿는 이 말을 가요판에 대입해봤을 때 번쩍 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업은 CJ ENM이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편은 아닌데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어마무시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노트에 CJ ENM을 적고 마인드맵을 그려보면 흠칫하고 놀랄 정도로 수많은 가요 기획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사탕처럼 따라 붙는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스윙엔터테인먼트,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오프더레코드엔터테인먼트, MMO엔터테인먼트...여기에 힙합 레이블 아메바컬쳐, AOMG, 하이라이트레코즈까지. 뭐가 이리도 많나 싶을 정도로 수많은 기획사가 CJ ENM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아이돌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합작법인 '빌리프랩'을 설립하고 2020년에 신인 보이그룹을 데뷔시키겠다는 야심찬 선언까지 했다. CJ ENM이 이처럼 거침없이 업계에서 자신들의 영토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거느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이 떠오를 정도다.

어디 그 뿐인가. CJ ENM은 음악채널 엠넷(Mnet)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엠넷은 '고등래퍼',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등 여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 뮤지션을 계속해서 발굴하거나 키워내고 있고, 그들 중 대다수가 CJ ENM과 '연결고리'가 있는 기획사로 향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라는 명목 하에 프로그램 시작부터 자신들이 직접 관리해 데뷔까지 시킨 이들도 그동안 여럿 있었다.)

게다가 음반제작과 음원유통 사업도 하고 음악 시상식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와 한류 콘서트 '케이콘'(KCON)까지 주최하고 있으니, CJ ENM은 현재 업계에서 '큰 형님' 격 위치에 있다고 할 만 하다. 또, CJ ENM과 거리를 두면 이 판에서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 수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삼스레 CJ ENM의 영향력에 대해 주저리저리 언급한 이유는 공교롭게도 CJ ENM이 요즘 업계에서 벌어진 시끄럽고 복잡한 일들과도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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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사진출처|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일단 정준영, 로이킴, 에디킴 등 '카톡방 사건'의 중심에 있는 논란의 가수들이 CJ ENM의 젖을 먹고 자란 스타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세 명 모두 엠넷의 대국민 오디션 '슈퍼스타K'시즌4을 통해 데뷔한 케이스. 그 중 로이킴은 현재까지도 CJ ENM의 음악사업브랜드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과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전속계약분쟁에도 CJ ENM이 끼어있다. 언론을 통해 일부 내용이 공개되기도 한 계약서상에 명시된 '제 3자'가 바로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의 음악 레이블 MMO엔터테인먼트다. 

정준영, 로이킴, 에디킴 등이 나란히 논란에 휩싸여 있는 지켜보면서는 엠넷이 서바이벌 예능으로 특정 인물들을 단기간에 스타로 만들어온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가, 그렇게 만들어진 스타들이 향하는 CJ ENM 계열사들의 아티스트 관리 시스템에는 허점이 없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강다니엘과 소속사 간의 분쟁을 지켜보면서는 CJ ENM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만들어낸 가요판의 복잡한 생태계 구조에 일정 부분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동시에 CJ ENM의 책임과 역할이 정말 중요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강력한 힘을 가진 종합콘텐츠기업인 만큼 스타 발굴 및 관리 시스템과 각 기획사 및 계열사들과의 협력 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이고 튼실하게 다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CJ ENM이 근래의 시끄럽고 복잡한 일들에서 한발 뒤에 물러서 있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든다. 정준영과 에디킴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전히 자신들의 품에 있는 로이킴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의 홍보를 맡고 있는 외주업체를 통해 단 두 줄짜리 입장문을 냈을 뿐이고, 강다니엘과 LM엔터테인먼트 간 벌어진 분쟁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이럴 때를 대비해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레이블을 문어발식으로 거느리고 있나 싶을 정도로 다소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CJ ENM은 엠넷을 활용해 또 다른 스타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고등래퍼' 세 번째 시즌은 종영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쇼미더머니'는 여덟 번째 시즌 지원자 모집에 한창이다. '프로듀스101'의 네 번째 시즌인 '프로듀스x101'은 촬영이 진행 중인 상황인데, 이번 시즌을 통해 탄생하는 새로운 프로젝트 보이그룹이 CJ ENM과 맺는 계약기간은 무려 5년이라고 한다. 아이오아이가 8개월, 워너원이 1년 6개월, 아이즈원이 2년 6개월 가량 활동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간이 과도하게 길어졌다. 각 기획사들과의 '상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움직임. 보증금과 월세를 안하무인 식으로 올린 '절대 갑' 건물주 같아 보이기도 한다. 



업계의 '큰 형님' 격 위치에 있는 CJ ENM이 날이 갈수록 욕심이 커지는 '돈만 많은 형'이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덩치'만 불릴 게 아니라 그에 걸맞은 책임감 있는 모습도 갖춰야 업계에서 진정으로 '큰 형님’대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글=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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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2019.04.09 04:44

저는 말 재주도 별 똑띠한 것도 없지만 이 글에 적극 공감이 갑니다 뭐든지 권력의 힘이 한 곳에 치중하게되면 공정성이 결여 되는 경우도 많이 봐 왔고 이로인해 갑질하는 사건들도 많이 봐 왔습니다 모름지기 큰형님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큰형님 이란 위치에서 군림하기 보다는 몸소 덕을 실천함에 본보기가 되어야지 허우대만 커고 실속이 없다면 어느 누가 존경할 것인지 우선 눈 앞의 이익만 보지말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갑질하지 말고) 큰형님으로써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다면 진짜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서 잊고 있는 사실 하나 권력은 가져을때 잘 사용해야 하는 것 권력으로 군림하지 않고 책임감 있는 행동이 따른다면 진정한 큰형님으로 대접 받겠죠 그런 사회가 되길
LV.5

녤님누나팬

2019.04.09 09:46

공감합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씨제이와의 연결고리를 눈치챌수있는데 이럴때는 법적으로 무관하기 때문인지 모르쇠로 일관하며 가만히 있네요 정말로 문화를 이끄는 성숙한 기업이 되고싶다면 아티스트 케어는 물론이고 그 이면에 있을 계약도 공정히 이루어져야 할것입니다
LV.19

김이오

2019.04.09 09:55

정말 공감합니다
결국 다른 소속사에서 트레이닝 시킨 연습생들 빼았아
본인들이 갑질하며 이득을 취하는 이 형태 막아야한다고 봅니다
CJENM 이 이렇게 문어발식 성정한건 프듀를 통해서 다른소속사 연습생들 빼았아 번돈이 어마어마한데
이런 갑질은 못하게 CJ통한 활동 기간은 1년 안으로 줄여야하고
본인들이 노력해서 키운 연습생들이 아니라 책임감이 전무해서 악플러나 소속가수글에 대한 처우가 엉망입니다
트레이닝을 제대로 시켜본적이 없어 더 그렇고 다른 소속사 연습생으로 운영하면 되기때문에 더욱 그렇죠
그러면서 뿌리가 질 안좋은 B2M이라 대형기획사 같은 자본력이면서 강다니엘 제3자 양도하고 몰래 250억이나 뜯어먹고 투자금조로 갚게하는 옛날 악질 소속사의 형태를 그대로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다른 대형기획사 소형기획사에게 나쁜 영향만 미치고 있습니다
CJENM. 스톤뮤직엔터테인먼츠 거기에 대부분 유령회사
세금조사도 병행해야한다고 봅니다
LV.26

즐거운편지

2019.04.09 09:49

연예산업의 공룡 너무 싫어요
LV.66

민들녤

2019.04.09 10:34

공감합니다 어린 아이돌한명 손가락하나 까딱안하고 도대체 몇명이 등에 빨대를 꽂는건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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