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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이킴 “별일 없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2018.09.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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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사진제공|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로이킴은 신기함을 넘어 신비한 캐릭터다. 

세계적인 명문으로 꼽히는 조지타운대학교에 재학중인 석학이면서, 1위를 밥 먹듯이 하는 인기 가수이기도 하다. 또 단순히 인기만 높은 것이 아니라 포크와 어쿠스틱을 기반으로 하는 그의 음악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호감형 외모까지 지니고 있다. 

‘엄친아’와 ‘만찢남’은 바로 로이킴을 두고 만들어진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때문인지 로이킴은 늘 근심 걱정 없고 탄탄대로만을 걸어왔을 거란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로이킴도 26살의 청년이다. 당연히 미래에 대해 나름대로의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고, 이번 인터뷰에선 음악얘기와 함께 그에 대한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 로이킴에 대해서 ‘인간적으로 꽤 괜찮은 청년’이라는 이미지가 추가됐다. 

▲이하 일문일답

Q. 일단은 컴백 소감을 얘기하자면? 

로이킴 “오랜만에 나오는 노래다. ‘그때 헤어지면 돼’가 2월에 나왔는데 7개월만이다. ‘우리 그만하자’ 이 곡만 8~9개월 준비했다. 기대된다. 성적에 연연하지는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일단 내가 기대하는 거 보다 주변이 너무 많이 기대를 하고 있다. 저번 게 잘 돼 버리니까 생겨버리는 자연스러운 착각과 기대인데, 제발 그러지 말라고 기대를 낮추라고 하는 상황이다. 대학입시 때도 자꾸 옆에서 하버드 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안돼서 슬펐던 적이 있다. 내 슬픔을 책임질 거 아니면 헛된 기대말고 한다. 
회사도 내 주변도 제대로 활동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홍보를 크게 할 수 있지도 않았는데 잘 되버린 게 있고, 홍보 정말 열심히 했을 때는 또 성적이 안 좋았을 때도 있다. 열심히 하되 성적은 내 힘이 아닌 거 같고 주변의 힘이 아닌 거 같아서 지켜보려고 한다“ 

Q. 그럼 성적을 결정하는 건 어떤 요인인 거 같나?

로이킴 “흐름과 시기와... 그냥 운인 거 같다. 복권 당첨돼도 왜 됐는지 모르는 것처럼 그런 거 같다. 제대로 된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 노래는 무조건 잘 될 거야’라고 해서 잘된 곡은 많지 않다. 이미 네임밸류가 꽉 차있고 1등을 밥 먹듯이 하는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요즘 너무 어렵다. 1등 보장은 너무 어렵다”

Q. 로이킴도 네임밸류가 차있고 1등을 밥 먹듯이 하지 않았나?

로이킴 “내가 1등 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만날 하지는 않았다. 1등 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 상황도 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하면 좋겠다” 

Q. 결국 그게 연연하는 게 아닌가?

로이킴 “성적을 생각 안 할 수는 없다. 1년 가까이 이 곡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가)차트에서 다 나오니까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에이 이 사람은 신경 안 쓰겠지’하는 사람도 신경을 쓰는걸 보고 ‘이건 숙명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아티스트가 더 많은 사람이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해탈을 할 수가 없구나 싶었다. 근데 성적 잘 안 나왔다고 안됐다고 하는 것도 아닌 거 같다. 듣는 이들 중에 응원을 하는 사람도 있을 건데, 하고자하는 음악을 못할 거 같다. 그래도 잘 됐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다” 

Q. 성적 외에 잘됨의 기준이 또 있나?

로이킴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듣는 이들이 감탄사 한번 날려줬으면 좋겠다. 그거면 된다. ‘이번에는 조금 별로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반응보다 ‘이번에 그래도 열심히 했다’라는 감정만 보여주면 나에게 도움이 된다. ‘내가 여기서 조금 더 생각하고 나아갔구나’, ‘한 발짝 더 성장했구나’ 느낀다. 그런 반응만 나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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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사진제공|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Q. 알았다. 신곡 ‘우리 그만하자’의 준비 기간이 길었다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로이킴 “시행착오라기보다 가을에 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학업을 마치고 5월에 들어와서 실제 녹음하고 마스터 하는 데까지 4개월 정도 걸렸다. 시행착오라기보다 음악 작업할 때 항상 있었던 수정과 컨펌의 반복이다. 지금까지 낸 노래 중에 가장 편곡전과 후가 다르지 않은 그런 곡이다” 

Q. 전작과 내용이나 스타일이 이어지는 것 같다.

로이킴 “어쩌다 낸 게 이어지는 거였다. 나는 계획하지 않았다. 그냥 가을에 이 노래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 마음이었다. ‘그때 헤어지면 돼’는 겨울에 내려고 했다기보다 작업이 맞아서 나온 건데 스토리상 이어지기도 한다” 

Q. 신곡은 경험담인가?

로이킴 “경험도 당연히 들어가 있다. 그런데 온전히 내 경험만으로 쓰면 남의 일기장 읽는 거랑 똑같으니 그거보다 조금 더 자기 일기장처럼 들릴 수 있게 글자나 단어를 연구했다. 연애와 이별 속에 패턴을 탐구해 담아놓은 거 같다” 

Q.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의 경험이 신곡에 작용한 부분도 있나?

로이킴 “‘비긴어게인’에 나올 때쯤엔 곡을 이미 써놨었다., 처음 썼던대로 나온 거 같다. ‘비긴어게인’이 곡에는 어떤 영향을 준 거 같진 않지만, 내가 어떤 소리가 내고 어떤 노래를 부를 때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그런 건 도움이 됐다. 또 선배들과 갔으니 배운 게 많다. 오래하는데 이유가 있구나 하고 많이 배웠다” 

Q. 잘생긴 외모 때문에 음악적인 면이 저평가 받는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로이킴 “외모로 손해 봤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걸로 팬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처음엔 음악 잘한다는 걸 보여주는 게 내 숙제였다. 이제 더 열심히 준비하고 노래도 잘 부르려고 하는걸 알아주는 상황인 거 같긴 하다. 솔직히 시간 지나고 나니까 ‘외모 때문에 좋다’는 말도 기분이 좋다. 옛날에는 외모만 좋아하는 거 같아 좀 그랬는데 이제 그것도 좋다. 하하” 

Q. 학업은 어떤가? 아직 재학중인가?

로이킴 “졸업은 아직 한 학기 남았다. 1월에 가면 드디어 졸업이다. 그렇다고 학업을 안 한다고 하고 싶지는 않고, 기회가 되면 대학원도 가면 좋을 거 같다. 공부에 대한 희열이라기보다 1년 내내 가수로 활동하면서 일로써 가득 차 있으면 음악을 하는 거 같지 않고 일을 하는 거 같고 다시는 보기 싫고 그럴 거 같다. 학교에선 그런 걸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갈증이 생긴다. 그런 마음으로 돌아와서 또 하니까 좋은 거 같다. 건강한 패턴 같다”

Q. 전공이 무엇인가? 원래 경영대에 진학하지 않았나?

로이킴 “사회학과로 전과했다. 경영대는 분위기가 안 맞았다. 캠퍼스 라이프를 바라면서 갔는데 경영대는 상대평가다보니까 쉽게 애들과 친해지는 거 같다가도 성적이나 이런 게 걸리면 갑자기 차가워지고 그런 게 견디기 힘들었던 거 같다. 그리고 배우는 과목이 대학까지 가서 숫자를 배우고 싶지 않더라.
사회학과는 그래도 알고 싶은 사람들의 습관, 공감대, 말을 안 해도 줄을 서거나 그런 오랜 시간동안 자연스럽게 생긴 행동을 공부하는 학과라 가사 쓸 때도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지금까지 우물 안에 살았다면 이 사회에 내가 알 수 없었던 또 다른 문제점이나 해결방향을 넓혀주는 과목인거 같아서 좋다”

Q. 가수뿐만 아니라 학업도 평생 이어갈 생각이 있는 건가?

로이킴 “학업은 쭉 할 생각이 있다. 대학원도 가고 교수를 할 수 있다면 교수도 하고 가수도 하고 싶고 그런다. 물론 넘어야할 산이 많겠지만 그 산을 잘 넘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다” 

Q. 가수와 학생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 적은 없나?

로이킴 “마인드적인 변화는 없는 거 같다. 내 앞에 떨어진 일을 그냥 하는 거다. 그 정도 차이다. 누가 ‘되게 힘들 거 같다’고 말하면 그렇진 않은 거 같다. 한국에서 대학교 다녔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온전히 학생으로 다니기 쉽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거기서는 전혀 나를 모른다” 

Q. 정말인가? 그래도 알아보는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

로이킴 “가끔 알아보는 사람도 있는데, 생각보다 별로 없다. 미 대륙은 별로 없는 거 같다. 누가 나한테 와서 ‘방탄소년단 아느냐’, ‘싸이 아느냐’라고 고 물어본 적은 있었다. 그런 적은 있는데 ‘오! 로이킴!’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6년 동안” 

Q. 해외활동을 활발하게 할 생각은 없나?

로이킴 “해외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시간이 다 지나가버리니까 기회가 많지 않았던 거 같다” 

Q. 그럼 혹시 ‘슈스케’에 출연하지 않고 그냥 학생으로 지냈으면 어땠을 거 같나?

로이킴 “이런 질문도 많이 받아봤고, 친구들도 ‘다시 돌아가면 할 거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후회하는 게 발전적인 생각도 아닌 거 같다. 물론 다시 돌아가서 옵션이 주어진다면 알려지지 않은 삶도 살아보고 싶긴 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으니까 그냥 하는 거다. 사소한 거에 많이 매달렸던 거 같다. 언론도 그렇고 방송도 그렇고 무서워 보이기만 했고 나를 숨겨야만 해야 하는 거 같고 그런 강박이 있었다. 6~7년차 되니까 이제 내 본모습과 이질감이 없다. 내 삶과 똑같아 진 거 같다” 

Q. 그럼 ‘엄친아’, ‘금수저’, ‘모범생’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로이킴 “그 때만해도 그런 거에 내 음악성 가려지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래도 떼어낼 수 없는 거면, 그런가보다 한다. 그거에 대해 스테레스 받지는 않는다. 
모범생이미지는 난 되게 깨고 싶어 했던 거 같다. 탈색도 하고 별짓을 다했다. 안 보였을 수도 있지만, 그랬었다. 내가 느끼기엔 현재 로이킴은 ‘슈스케’ 이후로 안 봤던 사람은 모르겠지만 관심을 갖고 봐 왔다면 그냥 완전히 모범생으로는 안보는 거 같다. 나의 성격을 충분히 알 수 있는 모습을 이미 많이 보여준 거 같다. 내가 끌고 가야할 사람은 계속 내 음악 들어줄 사람이니까 그런 사람에게 부응할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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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사진제공|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Q. 아까 경험담 얘기를 했는데 연애도 하고 있나?

로이킴 “물론이다. 기회가 있었으면 연애도 해왔고... 그런데 해외를 왔다 갔다 하니까 (장거리 연애도) 민폐고 몸이 떨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고 그랬다”

Q. 로이킴이라면 당연히 인기가 많지 않나?

로이킴 “진짜 ‘대시를 연예인들이 7번 받아봤다’ 그런 게 제일 신기하다. 이건 진짜 내가 오버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렇다. 내가 아이돌 친구들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고... 나는 마주칠 일도 없고 주변에 소개를 해주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어떤 생각을 했냐면 (대시 받았다는 사람들이)혼자 착각한 게 아닐까 그렇게도 생각했다” 

Q. 연애관이 어떤가?

로이킴 “요즘 느끼는 건 대시를 해야하는 거 같다. 가만있으면 막연히 자연스럽게 인연이 이루어질 거라는 그런 믿음과 로망이 있었다. 그런데 조금씩 20대 후반으로 가면서 연애를 계속하는 사람을 보면 자기가 찾아나서야 하더라. 나도 찾아나서려고 한다” 

Q. 연애가 자신이 하는 일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가?

로이킴 “연애와 일을 나눠서 하고 싶지는 않다. 일하면서도 연애도 하고 싶다. 그런 게 원천이 된 거 같다. 내가 공감하지 않은 가사를 못 쓸 거 같다. 경험의 빈도도 중요하다. 어떤 연애든 그걸 통해서 느끼는 것과 밟아 가는 과정은 환경이 달라도 비슷한 패턴도 있는 거 같다. 그런 패턴이 뭘까 고민하고 모르는 사람들의 관계가 또 비슷하게 흘러가는걸 보면서 이런 걸 가사로 써야겠다하는 걸 많이 생각한다. 이상하게 관계라는 것도 다 (똑같이)겪는 게 있겠구나 싶다. 그 공감대가 뭔가 생각을 많이 한다” 

Q. 군문제는 어떤가?

로이킴 “가야될 때가 되면 가려한다. 그뿐이다” 

Q. 마지막 질문이다. 한가위인데 달을 보면서 빌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로이킴 “무난무탈하게. 나도 내 주변도 아무 일도 없이 흘러갔으면 좋겠다. 저저번달에 든 생각인데 20살 초반까진 ‘좋은 일 있게 해주세요’ 그런 기도를 했다면 이제는 진짜로 그냥 ‘별일 없게만 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거 같다. 정말 진심이다”

(글: 미디어라이징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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